협회사옥에 4개협의회와 특정기업 입주 놓고 격한 설전, 결국 화해
만성적자 전기산업연구원-협회직원 선거개입 “바로 잡겠다”

조용하게 끝날 것 같던 한국전기공사협회 정기총회가 기타안건에서 회원들의 격한 욕설과 고성이 오가며 쌓인 불만들이 터졌다.
조용하게 끝날 것 같던 한국전기공사협회 정기총회가 기타안건에서 회원들의 격한 욕설과 고성이 오가며 쌓인 불만들이 터졌다.

한국전기공사협회 정기총회서 그동안 수면 아래서 회원들 불만이 쌓여 왔던 일부 회원사의 ‘한전공사 대형화에 따른 독과점’ 의혹이 다른 형태의 문제 제기로 폭발했다.

21일 오전 제1부 개회와 포상, 인사말과 축사에 이어 제2부 사업보고와 결산 그리고 사업계획과 예산 및 서울남부회 사옥건립계획안이 원안대로 승인돼 순조로웠다.

그러나 12시 30분경 가타 안건이 상정되며, 충북의 모 대의원이 “협회오송 사옥에 입주한 변전-송전-지중-배전협의회와 사적인 계약을 해지하고, 개인 명의로 입주한 세명이엔지(주)와 계약도 해지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장현우회장은 “이 자리서 답변하기는 곤란하고 입주한 회장님들과 의논하고 이사회 등에서 결정해 처리하겠다”며 "시도회 부시도회장과 시도회장님들과도 의논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대구의 한 대의원이 “솔직한 말로 이사회는 회장님이 지명하신 분들이 많고, 이사회보다는 여기 모인 대의원들이 대면으로 투표하던지, 아니면 회원사가 투표해서 회장님이 답변하시고, 솔직한 말로 변전-배전위원회가 하는 것이 뭐 있습니까. 자기들 밥그릇 챙겨 놓는 것 아닙니까“라며 이의를 제기하자, 장현우회장은 ”이사회는 시도회장님들이 추천하고 저는 두분 정도만 추천한 것입니다“고 설명했다.  

대구 대의원이 다시 “회장님이 (이사회)진행한 것은 아닌지 알지만 여기 다수의 대의원이 있으니 (처리하자는) 의견이 맞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급기야 협회 K이사가 나서 ”뭔 씨*“이라며 이사회를 못 믿겠다는 대구 대의원 말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후 한동안 “씨*이라 했는데 사과 하십시오” “대의원이 이 정도 말도 못할 것 같으면 왜 불러 모읍니까, 씨*이 뭐여 씨*이” “맞아요 씨*은 사과하세요” “씨*소리 들어가며 대의원 왜 합니까” 등 대의원들 고성이 오갔고, 대구 대의원은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장현우회장은 “이성적으로 해결하자”고 달랬다.

시간이 지나 경기도 한 대의원은 “변전협의회 부회장 자격으로 말씀드리는데 먼저 협회의 요청에 의해 서울사업과 계룡사업에 소재했던 모든 것을 처분하고 오송사옥에 입주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두번째로 이 변전협의회가 뜻을 모아 오송사옥 교육장소에 변전기자재와 변압기 등 수억원대의 장비를 반입해 설치했고, 업계의 시험장비를 구입해서 설치중에 있다”며 “임대차 계약에 의해 들어와 있으나 어떤 특혜도 없으며, 이사회 또는 대의원님들의 중지가 모아지면 협의회 이전과 기자재 반출 등 모든 것을 순순히 따르겠다”고 덧붙였다.

회의 말미에 K이사는 “이사회는 회장님 거수기가 아니라 열심히 하고 있고 협회는 로비단체로 한 부문에서만 해결할 수 없고 저희가 회원들에게 잘못한 부문은 양해해 주시라”고 사과했다.

이에 대해 다시 입장한 대구 대의원도 “목소리를 높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고성이 오갔던 대구 대의원과 K이사는 화해의 악수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이날 총회에 참석한 대의원 상당수는 협회 회원들이 그동안 한전의 변전-송전-지중공사가 상당한 실적을 요구하고 계속 100억 이상 등 대형공사로 입찰자격이 묶여, 2만 2천여 전기공사협회 회원사중 각 분야별로 몇십개 업체에게만 투찰이 허용됨에  따라  쌓인 불만이 터졌다는 설명이다. 심지어 철탑공사의 경우 500억 이상 실적을 요구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이 4개 협의회들이 입찰자격인 실적이나 한도액을 높이는 로비 결과에 따른 것으로 의심하는 회원들이 많다. 

한편 기타 안건에서는 또 협회와 조합이 50억씩 100억을 출자해 운영중인 협회 산하 한국전기산업연구원이 만성적자에 따라 대부분 자본잠식으로 제기능을 상실한데 대해 대책을 묻자 장현우회장이 “연구원의 회계 등이 투명하지 못해 규정 전반을 고쳤고, 연구원 임원님들이 회의비를 기부하고 협회가 1차적으로 5억 3천만원을 연구비로 지원하고 하반기에도 후속 지원을 계속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경기중부회 대의원이 "협회 직원이 퇴직하지 않은 상태서 시도회장 선거에 개입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방지책이 있느냐"고 물었다.

장현우회장은 “협회 직원이 선거에 부당 개입하거나 정년퇴직을 앞두고 대기중인 직원의 선거개입도 징계토록 돼 있으며, 일일이 다 확인하지는 못하는 실정이지만 직원 직무교육을 통해 (이를 근절토록) 각별히 신경을 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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