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은 25개 지역 66개국에 이른다. 그만큼 경제영토가 넓다는 뜻이다. 노무현 정부시절 2002년 10월 칠레와 첫 FTA를 체결한 이래 지난해 12월 28일 사우디-UAE-쿠웨이트-카타르-바레인-오만 등 6개국 걸프협력이사회(GCC)와, 그리고 1월 9일 한-중미 FTA에 다시 가입한 과테말라까지 22년간 지구촌에서 한국의 경제영역을 쉴새없이 넓혀왔다.

GCC는 걸프만 6개국 협의체로 싱가포르와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단 2개 지역외에 FTA를 체결한 곳이 없다. 한국이 3번째다. 산유국으로 경제여력이 풍부한 이 지역과 FTA 체결은 아직 협상중인 지구촌 통상과 무역시장에서 협력국이면서 영원한 경쟁국인 美-中-日을 비롯한 여러 국가보다 비교우위의 수출 상품 경쟁력을 갖는다는 의미다.

한편 FTA를 다시 체결하는 국가도 있다. 영국의 경우 유럽연합(EU)의 탈퇴로 우리나라와 EFTA의 체결국에서 빠졌다가 브렉시티 이후 다시 2019년 서명과 2021년 재 발효된 바 있다.

우리나라는 칠레와 FTA 체결이후 이미 8차례의 업그레이드 협상을 진행했고, 올 상반기 9차 협상을 앞두고 있다.

이제 FTA의 체결과 발효도 중요하지만 양허품목과 관세율 등 그 양보다 질이 더 중요해져 지속적인 FTA 업그레이드를 어떤 국가가 더 잘 추진하느냐가 관건이다. 경제영토 넓히기에서 더 나아가 경제적 실익 챙기기의 경쟁에 세계 각국이 돌입한 지 오래다.  

이와 관련 우리나라와 영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개선을 위한 제1차 공식협상이 1.23.(화)~1.25.(목) 서울에서 개최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협상에 우리 측 안창용 자유무역협정책관과 영국 측 아담 펜(Adam Fenn) 기업통상부 부국장을 각각 수석대표로 하는 50여 명의 양국 대표단이 참여한다고 밝혔다.

기존 한-영 자유무역협정(FTA)은 영국이 유럽연합 탈퇴(Brexit)를 추진하면서 아시아 국가와는 최초로 체결(‘19년 서명, ’21.1월 발효)한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양국 비즈니스 환경의 불확실성을 조기에 해소하며 경제협력의 발전을 견인해 온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협정문이 상품-서비스 등 시장개방 중심으로 구성돼, 디지털, 공급망 등 최신 글로벌 통상규범을 반영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이에 따라 양국은 지난해 11월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 국빈방문을 계기에 자유무역협정(FTA) 개선협상 개시를 선언하고, 이후 협상분야 등에 대한 세부협의를 거쳐 이번에 1차 협상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협상에 착수한다.

이번 개선협상을 준비하면서 양국은 기존 자유무역협정(FTA) 협정 분야의 최신화에 한정하지 않고, 디지털, 공급망, 청정에너지, 바이오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신통상 규범 도입을 논의함으로써 포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전략적 통상 관계 구축을 추진해 나가기로 합의한 바 있다.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은 1차 협상 개회식에 참석하여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함께 글로벌 공급망이 빠르게 재편되는 등 그 어느 때보다도 글로벌 통상질서가 급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국 대표단에 “이러한 대내외 불확실성에 함께 대응해 나가는 한편, 양국 기업이 마음 놓고 기업활동을 할 수 있는 통상환경 조성을 최우선에 두고 협상에 임해 줄 것"을 요청했다.

부디 한-영 FTA 개선 1차 협상이 글로벌 통상 선진국에 속하는 양국이 첨단산업과 지구촌 질서의 공급망 재편에서 실익을 거두는 좋은 본보기가 되는 산뜻하면서도 풍성한 결과를 도출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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