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유니온 ‘세번째 권력’으로 칭하는 ‘예비 정당’이 출범을 알렸다.

정의당 장혜영-류호정 현역 국회의원과 조성주 前정책위부의장 등 3명이 공동대표를 맡아 앞장섰다. 여러 정의당 당직자들이 뒤를 따른다.

‘진영정치 극복과 한국정치 재편성’을 내 세우고, “낡은 정치를 타파하고 시민 정치운동 시발”과 “내 삶을 바꿔주는 정치”를 말한다. 또 “양자택일로 인한 시민 희망의 파괴를 극복하고 산업화세대와 민주화세대의 정치를 넘어 기후위기나 불평등 등 어젠다를 풀 것”이라며 “민주주의 방식으로 민주주의 세대의 정치”를 선언한다.

이와 함께 ▷이재명식 포퓰리즘과 윤석열식 신권위주의 타파▷<절제와 공존의 자유주의>, <문제해결의 책임정치>, <기득권에 도전하는 미래정치>”라는 3대 노선 추진 ▷진보정치 밖으로 제3시민을 향해 새로운 정당의 창당 ▷자유주의·책임정치·미래정치에 동의하는 분들의 참여 ▷사회는 통합되고, 불평등은 완화되며, 법의 지배가 실현될 것이라는 보통 사람의 기대인 민주주의 실현 ▷검수완박인지 검수완복인지, 개딸인지 태극기인지 양자택일하라는 극단적 진영정치의 극복 ▷진보정치마저 이 양자택일 덫에 빠진 혼돈과 소멸의 공포로 부터 탈피 ▷<새로운 정당>은 다른 정당이 아닌, 다른 종류의 정당 만들기 등등.

그럴싸한 현실 진단과 수많은 구호성 정치목표를 담고 있다. 

선언문에서 구체적으로 ▷우리의 길은, 극단에서 상대의 멸망을 기원하는 대신 절제와 공존에 바탕을 둔<자유주의>, 바닥을 향한 포퓰리즘 경쟁이 아닌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책임정치>, 기후위기 · 젠더불평등 · 연금 · 노동 내부의 격차 같은 문제를 두고 성역 없이 논쟁하고 기득권에 도전하는 <미래정치>▷노동조합의 당면한 이익을 수호하는 데만 그치는 노동중심 정당을 넘어, 일하는 시민의 평등을 창조하는 문제해결 정당이 돼, 제3시민 곁으로 가기 위해 자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 ▷진보정치의 옛 세계관, 익숙한 것들과 과감히 결별할 용기를 가질 때 우리는 비로소 ‘진보정당’이라는 이름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진보시키는 존재’가 될 것 등을 주장한다.

한국 정치의 재편성을 향해 첫걸음을 떼고, 정의당 밖에서 더 나은 정치를 위해 고투하는 한국 정치의 새로운 세대들,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믿는 동료 시민들, 그리고 정의당 당원들과 함께 이 길을 걷겠다고 강조한다.

온갖 정치적 수사로 꾸며져 있다. 진보정당을 고수한다는 것인지, 중도통합 정당을 지향한다는 것인지도 뒤 섞여 있다는 느낌이다.

먼저 묻고 싶다. 정의당 현역 국회의원 6명중 2명이 이 정치집단화를 선도하는데 정의당의 진부한 진보정치를 생활정치로 바꾼다는 것인지, 아니면 정의당의 헤쳐 모여를 통해 중도 확장을 노리는 것인지 분명치 않다. 물론 시간을 더 두고 보면 확실해 지겠지만.

이준석-박지현 前 여야대표도 축하인사로 참석했다. 이준석 국민의 힘 前대표는 “세대를 교체하는 정치, 의견이 다른 사람을 의견 테이블에 올리는 자세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前비상대책위원장은 “서로 악마화하는 정치를 깨고 국민들에게 협치가 무엇인지 보여줄 것”을 제안했다.

청년 정치인들이 모여 열정에 찬 ‘새 정당’을 만들겠다며, 향후 수십년 정치를 통해 이룰 수 있을지도 의심스런 ‘이상적 방향과 구호’도 차고 넘치게 제시했는데, 밖의 청년 정치인들이 여기에 주문을 더 한 것이다.

‘한국정치’의 문제점을 다각도로 짚고 ‘올 오아 너싱(All or Nothing)’에 매몰 돼 ‘너 죽고 나 살자’는 양당정치에 실물이 난 국민들에게 ‘제3지대 정치 영역의 확보를 위한 달콤한 유혹’으로  읽힌다면 무리인가.

정치는 다양한 문제를 풀고 때로는 다면성을 존중하면서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 종합예술이다. 그러나 정당은 분명한 스펙트럼으로 다른 색깔의 정당과 경쟁과 협치를 통해 국민의 선택을 받고 권력을 유지하고 때로는 권력을 견제-비판한다. 국리민복을 우선한다. 물론 무책임한 현실을 타파하는 대안제시능력도 갖춰야 한다.

그런데 정치유니온 ‘세번째 권력’은 너무 많은 정치적 어젠다를 한꺼번에 제시하고 있다.

국민들의 다양성을 충족시키면서도 한 용광로에 이를 잘 녹여내는 협치를 실천할 수 있을까.

‘세번째 권력’이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젊은 패기’만 앞 세우지 않고 무조건적인 ‘현실부정’이 아니라 잘 짚어 낸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지치지 않고 풀 대안을 찾고 실천하기는 바란다. 지혜를 발휘하기 바란다.

보수와 진보를 모두 비판하면서도 더 큰 갈등으로 치닫는 세대간 대립을 외면하거나 조장해서도 곤란하다. 

‘젊은세대 정당’보다는 국민 삶과 아픔을, 갈 방향을 내다보는 ‘미래정책 정당’으로 면모를 갖추길 기대한다. 정책이 현실적이고 참신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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