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7일 재경부, 산자부, 외교부, 행자부 등 4개 부처 복수차관과 차관급으로 격상된 3개 기관, 사퇴로 공석이 된 자리 등 11개 차관급 자리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차관급 인사는 당초 청와대 입김이 작용해 내부 승진보다는 청와대 비서관들이 대거 발탁되는 것 아니냐는 정부 부처의 우려와는 달리 일부부처를 제외하곤 내부승진이나 유임쪽이 많아 그동안 청와대에서 보여주었던 정부부처나 공기업, 산하기관장 인사와는 달리 이번 인사만큼은 부처 장관에게 어느정도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재정경제부 제2차관에는 권태신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행시 19회)이 발탁됐고, 산업자원부 제2차관에는 이원걸 산자부 자원정책실장(17회)이, 외교통상부 제2차관에는 유명환 주 필리핀 대사가, 행정자치부 제2차관에는 문원경 행자부 지방행정본부장(17회)이 각각 임명됐다.

통계청장과 기상청장, 해양경찰청장은 현 오갑원 청장과 신경섭 청장, 이승재 청장이 모두 유임됐으며, 조달청장에는 진동수 재경부 국제업무정책관이,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은 강대형 공정위 사무처장, 법제처 차장에는 남기명 국무총리 행정심판위원회 상임위원이 선임됐다.

또 지난 6월 임시국회때 정부조직법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4개부처 복수차관과 함께 신설된 방위사업청장에는 김정일 국방부 현 조달본부장이 선임됐다. 김본부장은 내년 1월 1일 방위사업청이 신설됨과 동시에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한편 김완기 청와대 인사수석은 "복수차관의 경우 전문성과 그동안의 업무성과를 중심으로 기준을 삼았으며 차관급 승격 기관의 경우 업무 연속성과 사기를 고려해 현 청장을 우선 고려해 유임키로 했다"고 밝히고 "용퇴 등의 사유로 공석이 발생한 자리의 경우 해당 기관내 통합관리 능력 등을 고려해 선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경부의 제2차관 발탁을 놓고는 말이 많다. 당초 유력하게 거론되던 진동수 국제업무정책관과 윤대희 정책 홍보관리실장 외에 권태신 경제정책비서관이 차관 후보로 올라가 2파전에서 3파전 양상을 보이다 결국 청와대에서 적극적으로 밀었던 권비서관이 발탁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한 관계자는 "관료출신 청와대 비서관들이 승진해 부처로 가는 것은 인센티브 성격을 가지면서 전체적인 정책 실행에서도 긍정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해 장관들의 실질적인 인사권 행사여부와는 달리 앞으로의 인사방침에도 여전히 개입할 것임을 내비춰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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