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리공업은 해방 후 지난 50년 동안 괄목할 만한 발전을 거듭하여 이제 질적이나 양적으로 많은 제품분야에서 국제적 수준에 근접해 있으며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는 대부분의 유리제품은 우리 일상생활에 밀접한 관련성을 지닌 품목으로 부가가치가 비교적 낮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부가가치가 높은 고기능성 제품들은 아직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고 일부 선진국에서 생산·판매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유리산업이 21세기를 맞이하여 다시 한단계 비약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해결되어야 할 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리산업 전체의 노력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현재 국내유리공업의 현황을 전망해 본다.

우리나라 유리공업현황

현재 국내유리제품 제조업체 수는 약 90여개 업체로 추정된다. 이중 용해로를 가지고 있는 업체는 70개 업체로 나머지 20개 업체는 영세 임대업체로 운영되고 있다.

이들 70개 유리제조업체의 전국적 분포상황을 살펴보면 서울 10개업체, 경기 36개업체, 대구·경북 11개 업체, 부산·경남 10개 업체, 전·남북 2개업체, 강원 1개업체로 전체 유리 제조 업체수의 65%거 수도권에 분포되어 있다.

조합원 업체의 품목별 업체수를 살펴보면 유리병 제조업 16개 업체, 산업용유리 제조업 11개 업체, 유리식기 제조업 15개 업체, 판유리업 2개업체로 구분할 수 있다. 제조설비를 살펴보면 자동설비업체가 15개 업체로 주로 유리병 제조업체가 포함된다. 반자동업체의 경우 8개 업체, 수동업체 34개업체로 전체 제조업체의 59%를 차지하고 있다.

품목별 유리업체 현황

1)유리병

유리병은 제품의 내용물을 자연스럽게 볼 수 있는 가시성을 비롯하여 청결성, 화학적 내구성, 기밀성 등의 우수한 특성을 갖춘 포장용기로서 주류, 청량음료, 식음료품, 화장품, 의약품 용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80년대 이후 각종 일회용 대체용기의 개발과 국민 생활 수준의 향상과 더불어 식생활 패턴의 변화로 소비자의 기호에 맞춰 손쉽게 쓰고 버릴 수 있는 일회용 용기의 급격한 증가로 성장세는 둔화되고 있다.

국내 유리병 업체는 약 25개 업체로 매년 감소 추세에 있다. 이들은 연간 중량으로 약 65만톤∼75만톤 정도를 생산하고 있으며 갯수로는 약 45억개의 유리병을 생산하고 있다. 일 생산능력은 2000년말 기준으로 2,625톤/일이며 총종업원수 약2,400여명 정도가 국내포장용기 산업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유리업체는 용해로의 재질 및 생산공정에 따라 자동제병업체와 수동제병업체로 구분할 수 있으며 자동제병업체의 경우 제병기로는 린치 No. 10에서 LA, LB를 거쳐 IS-mashine으로 전환되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수동업체의 경우 인공성형 (Blowing pipe)로 수작업에 의해 생산하고 있다.

유리병의 수급현황을 살펴보면 수출입은 부피와 중량이 많이 나가기 때문에 주로 내수용으로 판매되고 있으나 94년 2천톤 수출에서 2000년 2만 3천톤 수출로 약 10배가 증가하였다.
이는 국내 내수시장 일변도에서 벗어나고 판매의 다각화에 노력하고 있으며 수입은 매년 25천톤 내외가 수입되고 있다.

유리병 업체의 제조기술은 자체 축적된 기술을 가지고 세계수준의 품질을 갖춘 유리병을 생산하는 수준이며 수출도 활성화되고 있다. 유리병은 중량에 대한 단점이 많아 실용강도를 유지하면서 경량화시켜 소비자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설 수 있도록 하기위해 다각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같은 노력의 결과로 경량화된 병이 현재 생산 시판중에 있다.
또한 국내 유리병 제조업체간에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대체용기의 도전에 대응하고 있다. 또한 유리병의 최대 장점인 재사용이 가능한 이점을 최대한 살려 우유병 등 재사용이 가능한 품목들에 유리병 사용이 가능하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동 제병업체의 경우 대부분이 화장품병을 생산하고 있으나 화장품 용기의 타용기로의 전환 및 자동제병업체의 생산으로 점차 위축되어 가고 있는 어려움도 있다.

유리식기

해방 후 유리식기는 컵류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컵류는 병을 절단가공하여 만든 것이 시발이었지만 곧 재생유리에 의한 컵이 생산되었고 점차 원료배합에 의한 본격적인 유리식기 홈세트가 개발되면서 유백색의 도자기와 유사한 식기류의 생산이 활발해지고 크게 유행하였다. 파이렉스의 투명한 포트, 냄비 등 주방용기에 자극을 받아 주방용기는 붕규산 유리로 생산하게 되었고 일반유리도 세미크리스탈 유리가 유백식기와 함께 성행하게 되었다.

세미크리스탈유리는 본격적인 크리스찰 유리가 생산돠고 고급유리식기로서 활발히 수출하게 됨에 따라 더욱 성행하게 되어 공예유리로도 발전하게 되었다.
유리식기는 매년 생활양식의 서구화, 경제발전과 함께 매년 꾸준한 성장을 거듭해 왔으며 이와 더불어 수입 유리식기도 매년 국내시장을 잠식하였고 90년대 들어 전체시장의 약 30%이상을 차지하여 국내 업체들의 경영난이 가중되어 정부에서는 수입유리의 50%이상을 차지하는 일본제품을 수입다변화 품목으로 지정하여 수입을 억제해 왔으나 OECD가입 이후 국내 시장이 개방되면서 해제되고 저가의 동남아 및 중국제품의 수입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에 있다.

유리식기의 수급현황은 수출과 수입비중이 거의 비슷한 것을 알수 있으며 95년이후 수출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수입의 경우 97년에는 수입이 약 2천톤 정도 줄었으나 금액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이는 고급유리제품의 수입이 증가됨을 알 수 있다.

유리식기 산업은 1990년을 고비로 점차 사양화 되어가고 있다. 수입자유화 이후 생산업체도 감소 추세에 있다.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가격경쟁력의 약화, 제품의 품질, 영세한 업체들의 난립으로 인한 경영악화, 특판으로 인한 시장제품의 판매감소 등의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하여 수입품의 증가 및 이로 인한 업체들의 도산 등 악순환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유리식기업체가 침체에서 벗어나 활기를 찾기 위해서는 영세업체들의 합병을 통한 경쟁력 확보 및 소비자들에게 친숙하게 전달될 수 있는 자기상표 개발, 신세대들의 소비패턴에 맞는 팬시제품 등 새로운 상품을 개발, 각 업체간 특화된 제품의 생산 등 노력을 계속한다면 업체의 앞날은 어둡지만은 않을 것이다.

3) 산업용 유리

이화학용 유리는 해방 후 수요가 급증한 앰플, 주사용기, 패니실린병과 같은 의약용 유리기구에서 발전하였다. 유리의 재질도 일반 유리에서 붕규산 유리로 바뀌었으며 앰플 및 의약용 유리와 함께 비이커, 플라스크 등 실험실용 이화학용 유리가 제조되어 발전하였다. 이화학용 유리는 꾸준한 수요에 힘입어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하면서 발전하였으나 93년 이후 중국산 수입, 이화학용 유리에 국내시장이 거의 침식당해 70∼80년대 15∼16개 업체에서 현재는 2∼3개 업체가 명맥을 유지해 나가고 있다.
조명용 유리 및 자동차 렌즈용 유리의 경우 대량 수요처에 의해 유지되었으나 점진적으로 감소추세에 있다.
산업용 유리의 수급현황은 내수는 계속 감소추세에 있으며 수입제품은 95년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이화학용 유리기구의 경우 대부분이 중국에서 수입되고 있어 국내 이화학용 유리 제조업체들의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김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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