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뒤를 이어 코리아스테파 신수연사장이 여성경제인협회 제2대 회장에 뽑혔다. 대출을 받으려해도 남편의 보증을 요구하는 것이 우리나라 현실이라며 여성도 당당히 사회의 한축임을 강조하는 신수연 회장은 목표달성보다는 그 목표를 성취해가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지난 41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나 8세때 전북 군산으로 건나와 군산 초등학교와 군산사범병설중학교, 순천사범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대통령 직속 중소기업 특별위원회위원으로 활동중인 여성경제인협회 제2대 신수연 회장을 만나봤다.< 편집자주>

- 여성경제인협회에 대해 소개해주십시오.
▶ 여경협은 올초 ‘여성기업지원에관한법률’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지난해 6월 14일 공식발족된 법정단체 입니다. 여성기업인 관련단체로는 유일하게 정부지원을 받고 있는데 그 모체는 77년 설립된 한국여성경제인연합회입니다. 현재 여경협 회원은 900명정도인데 업종, 종업원수, 연매출액 등 까다로웠던 회원가입 요건이 대폭 완화되는 등 앞으로는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우리협회에서는 국내 여성사업가 실태조사를 할 것이고 이것을 바탕으로 회원목표를 2000명으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 회장으로 당선되신 이후 추진했던 사업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 저는 한국여성경제인연합회 시절까지 21년동안 단체에서 일을해 왔고 최우선 목표는 21년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회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장영신초대회장이 여경협을 창업했다면 저의 역할은 수성과 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지원받은 100억원 규모의 위탁사업을 견실하게 추진하고 ▲여성창업 보육센터 건립 ▲여성창업강좌 개설 ▲저소득 여성을 위한 소상공인 지원센터 운영등을 추진중에 있습니다. 특히 기성회원보다 창업을 준비하는 여성을 지원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 앞으로 있을 `제1회 여성창업경진대회’ 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 중소기업청의 위탁을 받아 실시하는 이번 행사는 9월 지역예선을 거쳐 이달 10일부터 12일까지 본선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지식정보산업, 제조업, 유통서비스업 등 3개 분야서 진행되며 여대생 주부 일반여성이 개인자격이나 팀을 꾸려서 참여하면 되고, 예선과 본선은 1차로 사업계획서의 창의성 기술성 사업성을 심사하고 2차로 사업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치뤄집니다. 본선에선 최우수상 1명, 우수상 3명, 장려상 6명, 협회장상 2명이 선정되며 수상자에 대해선 여성창업보육센터에 우선적으로 입주할 수 있고 창업시 창업후견인을 지정해주는 등 적극적으로 사업화를 지원해 줄 계획입니다.
- 현재 국내의 산업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입니까.
▶ 정부자료에 의하면 98년말 여성 기업수는 약 93만개로 전체사업자의 34%이고 전체근로자의 37%를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국민경제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용면에서 여성기업의 72%가 도소매업이나 음식숙박업을 담당하고 있으며 96%가 5인 이상 소규모 사업장이어서 그 기반은 매우 취약합니다.
결론적으로 아직은 보조적인 역할에 그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여성경제인들이 도전정신이 부족했던 것이 현실이 였습니다. 이미 가사노동을 통해 전체 생산의 절반을 여성이 담당해왔다는 점으로 인식하고 당당하게 사회활동을 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 한국여성벤처협회와는 유대관계를 맺고 있습니까? 있다면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십시오.
▶ 국내에는 여경협, 여경총, 여성벤처협회, 여성발명가협회 등 4개 단체가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특별한 교류가 없었지만 양보하는 자세로 화합에 앞장설 계획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여성경제단체들이 하나로 통합되어 힘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를 재임중에 적극추진할 생각입니다.
- 앞으로 여성경제인이 나아갈 바를 제시해 주십시오.
▶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나 뿌리깊은 접대문화 등 익히 알고 있는 문제를 새삼 거론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여성기업인들이 정보에 약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쉽습니다. 기업규모가 작은 것도 이유겠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많기 때문이죠. 이를 보호하기 위해 여경협에서 경영컨설팅 사업도 벌이고 있지만 문제는 본인의 자세라고 봅니다. 특히 정보화사회, 다품종 소량생산시대를 맞아 소프트웨어가 강조되는 시점에서 여성 특유의 섬세함이 첨단업종에서는 큰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사업가의 길을 걷게된 계기는.
▶ 11년간 서울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다가 그만두고 가사에 전념했었습니다. 뜻밖에 시댁어른들이 바깥일을 권했고 남편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줬습니다. 77년 섬유회사 동국실크를 창업하게 됐고 때마침 실크붐과 함께 기성복시대가 열려 사업이 크게 번창했습니다.
그러다가 80년대초 사업차 일본 등지를 돌아다니며 전자산업에 관심을 갖게 됐을 무렵 섬유회사가 경영난에 빠져 이를 정리한뒤 92년 스위스 스테파와 독점제휴를 맺고 코리아스테파를 설립하게 됐습니다.
- 독자와 산업인에게 들려주실 메시지가 있습니까.
▶ 목표달성보다는 목표를 성취해가는 과정에 충실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사업가는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정보수집과 좋은 정보를 가려낼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감각을 세우고 살면 신조류를 느낄 수 있습니다.
김은경 기자
저작권자 © 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