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그리드포밍 강지성 대표.
한국그리드포밍 강지성 대표.

제주도 여행을 다니다 보면 바닷가에 늘어서 장관을 이루는 풍력발전단지를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윙윙~ 소리를 내며 시원하게 돌아갈 것만 같이 바람이 부는 날에도, 이따금 풍력발전기가 멈춰 있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다. 언뜻 고장난 것으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사실 고장 나지 않았음에도 멈춰 서 있는 날이 많다. 햇빛과 바람을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과정에서, 전기의 전압과 주파수가 흐트러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 출력제어를 해야 하기 때문에 멈춘 것이다.

제주지역에서는 이미 출력제어가 만연하여 소규모 태양광 발전소에도 봄 가을철 집중적으로 출력제어를 시행한다. 출력제어를 시행하게 되면 자연으로부터 오는 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해주는 이용률이 현격하게 떨어진다. 발전사업자들이 부담하는 경제적 피해도 만만치 않다. 이 같은 출력제어를 줄일 수 있는 ‘그리드포밍 인버터’를 개발, 공급하는 기업이 있다. 한국그리드포밍이 주인공이다.

한국그리드포밍은 탄소중립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재생에너지 발전소와 관련된 신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로, 한국전력거래소 사내벤처 제도를 통해 창업했다. 한국그리드포밍의 강지성 대표는 한국전력거래소 재직 중 사외 위탁교육을 제도를 통하여 그리드포밍 인버터 기술을 가르치는 연세대 전기전자공학과의 박사 과정을 이수했다. 이 기술에 대한 확신으로 사내벤처 프로그램의 보육을 받았고, 2021년 10월 한국그리드포밍을 설립하며 창업의 길로 들어섰다.

한국그리드포밍은 탄소중립 전력망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그리드포밍 설비를 개발하고 있으며, 그리드포밍 전압 및 주파수 제어, 전력망 해석 장치 기술 부분 특허 등 안정적인 재생에너지 발전 증대를 위해 필요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그리드포밍은 탄소 중립 달성과 재생에너지 발전원의 확대를 위해 그리드포밍 기술이 탑재된 인버터 시제품을 제작하여, 현재는 자사 기술로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증가에 따라 날로 악화되는 전력망의 안정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국가 연구과제를 통해 개발한 그리드포밍 설비의 원활한 성능 검증과 제주지역에 만연한 태양광 출력제한의 극복 방안으로 실수요처 밀착형 사업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버터에 적용된 그리드포밍 제어는 동기발전기(회전자와 고정자의 상대 속도가 회전 자기장과 동기해서 회전하는 발전기로, 대부분의 교류 발전기가 여기에 해당)가 감소하고, 재생에너지 발전원이 증가하는 전력계통에서 주파수와 전압의 안정성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제어 방법이다. 기존에 재생에너지 발전원에 연결된 인버터는 그리드팔로잉 제어 방식을 적용하고 있는데 기존 제어 방식은 계통의 전압과 위상을 쫓아가는 형식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운전이 사실상 어렵다”고 한국그리드포밍 강지성 대표는 말한다. 

즉, 동기발전기가 감소하면서 그리드팔로잉 제어 방식은 불안정을 심화시킨다. 이와 반대로 그리드포밍 제어 방식은 스스로 전압과 주파수를 결정할 수 있어 약한 계통에서도 운전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주파수와 전압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게 강 대표의 설명이다. 

그리드팔로잉 인버터는 계통 저전압, 저주파수 발생시 인버터가 계통과의 연결을 끊어 재생에너지 출력이 감소하고, 계통의 불안정이 심해진다. 하지만 그리드포밍 인버터는 계통이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운전을 지속하며 재생에너지의 출력을 유지하고, 주파수 및 전압 회복에 기여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이 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한국그리드포밍은 산업통상자원부, 국회 산업통상자원 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학영 위원장실, 한국무역협회에서 공동 주최한 제1회‘I-CONTEST (산업기술융합 비즈니스모델 챌린지)’에서 일반부문 1위를 수상한 데 이어, 나주 강소특구 유망기업 선정, 최근엔 현대차 정몽구재단 그린 소사이어티 자원분야 프로젝트에도 선정되었다. 또 2023년도 제1회 전라남도 에너지산업의날 나주시장상 표창을 받았다.

한국그리드포밍의 그리드포밍 기술은 개발결과를 바탕으로 이미 공인인증기관의 일반 성능시험을 마쳤으며, 시제품 제조 및 실증을 진행중으로 아직 제품 개발 과정에 있는 타 회사들과 비교해 국내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해외기술과 비교해도 차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으며, 관성자원의 대체재인 외산 수입 동기조상기 대비 가성비가 뛰어난 것이 장점이다. ”현재 제주도에 태양광 발전단지 2곳에 그리드포밍 인버터 실증을 진행 중이며, 국내 최초로 그리드포밍 인버터를 기동해 정상 동작에 성공하는 성과를 이루었다”고 강 대표는 전했다. 

강 대표는 또 “차별화된 순수 국내 기술로 제공되는 그리드포밍 제어기술을 이용한 관성자원 설비를 도입함으로써 중국의 저가 신재생 인버터 제품이 주도하고 있는 국내 인버터 산업 생태계의 주도권을 되찾고, 외산 제품의 수입으로 인한 국가적 예산 낭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핵심 연구개발을 위한 우수인력들을 확보하고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기 위해 지난해 연세대학교와 에너지인력양성사업 교류 MOU를 체결했고, 올해 2월에는 대한태양광발전사업자협회(회장 곽영주)와 그리드포밍 설비 실증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한 최근엔 에너지밸리기업개발원(원장 임청원)과 ‘P-HILS 활용 및 공동 연구개발 협력에 대한 업무협약,’ 한전MCS㈜와 분산에너지 관련 특별법 시행에 대비하여 ‘신재생 발전 설비의 효율화 및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상호협력과 전력산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한국그리드포밍은 태양광 발전소 적용 제품인 솔라쉴드 상용화를 완료한 후 배터리 등과 결합, 동기조상기 및 화력 발전기를 대체함으로써 발전 사업자 손실을 감소시키고 탄소감축 달성하는 제품으로 저비용, 고효율, 우수한 기술력으로 국내외 인버터시장을 석권하겠다는 포부다. 또한 2024년엔 인도네시아, 북미 등에서 제품 전시회 및 마케팅을 강화해 글로벌 진출의 교두보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국내 산업계의 RE100 지원과 궁극적으로 탄소제로 사회를 위한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전력에서 주관하는 DIPS 1000+ 친환경 에너지 스타트업 프로젝트에 지원해 선정되었으며, 한국그리드포밍은 전력망 안정성 확보와 관련된 공공기관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무대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강 대표는 “현재 우리는 미래의 환경을 빌려 쓰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지구와 후손을 위해 환경적, 사회적 가치를 담은 제품의 연구 개발을 통해 재생에너지 한계를 극복하고 탄소중립을 이루는 세계 최고의 그리드포밍 기술회사, 더 나아가 대한민국 에너지 신산업의 선도주자가 되고 싶고 탄소 감축을 통해 기후 위기가 사라진 넷 제로 세상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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