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신기술 육성-신재생 생태계 정립-원전 수출-전기요금 정상화 중시할 것

김동철 신임 한전 사장이 20일 오전 공식 취임했다.
김동철 신임 한전 사장이 20일 오전 공식 취임했다.

한전 김동철 신임사장 22일 취임

한국전력공사 제22대 사장으로 김동철 전 국회의원(4선)이 20일 공식 취임했다.

김동철 신임 사장은 "한전은 제2창업 정신으로 조직을 재정비하고 전체 매출의 30%이상을 창출하는 수익원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한전의 모든 가족이 한마음 한뜻으로 현재 적자구조를 탈피하고 에너지 플랫폼의 선두에 선 '글로벌 종합에너지' 회사로 나나가기 위해 에너지신기술 육성-신재생 생태계 정립-원전 수출을 선도하는 한편 전기요금 정상화에도 매진하자"고 제안했다.

[김동철 신임사장 취임사 전문]

국내외 한전 가족 여러분, 최철호 전국전력노조 위원장님,

저는 오늘 정말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1990년대의 우리 한전은 압도적인 시가총액 1위의 국내 

최대 공기업이었으며, 2016년에는 포브스(Forbes)가 선정한 

글로벌 전력회사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한전은 어떻습니까?

사상 초유의 재무위기로 기업 존폐를 의심받고 있습니다.

2만여 직원들의 사기는 곤두박질치고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울 뿐입니다.

정말 뼈아픈 소리지만, 그동안 한전이 공기업이라는 

보호막, 정부보증이라는 안전판, 독점 사업자라는 우월적 

지위에 안주해온 것은 아닙니까?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에 

미래 대비를 소홀히 한 채 무사안일했던 것은 아닙니까?

전무후무한 위기 앞에서 모든 원인을 외부 탓으로만 돌려

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한전 스스로의 냉철한 반성은 없이 

위기 모면에만 급급한다면, 한전의 미래는 없을 것입니다.

한전은 지금의 절체절명 위기 앞에서 환골탈태해야 합니다.

‘제2의 창사’라는 각오로 결연하게 나아가야 합니다. 안정적 

전력공급은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국민에 대한 기본적인 

책무에 불과할 뿐입니다. 앞으로 한전은 글로벌 무한경쟁과 

에너지 대전환 시대에 새로운 기회의 영역을 선점해 나가야

합니다.

한전 가족 여러분,

대변신으로 성공한 기업들이 있습니다. 부끄럽게도 과거의 

한전이라면 비교 대상으로 생각지도 않았을 KT와 포스코

입니다. 그들은 기존 사업영역에서 과감히 벗어나 변신에 

성공했습니다.

KT는 1980년대 말 100% 유선전화 사업자였습니다. 지금의

KT는 유선 사업비중이 3%에 불과하며, 무선 및 인터넷,

미디어 콘텐츠, 금융, 클라우드 등을 아우르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KT는 상장 이후 

최대인 25조 원의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포스코의 변신도 주목할 만합니다. 전통의 철강업에 더해 

2차전지의 원료부터 소재까지 생산, 공급, 개발, 그리고 

재사용·재활용에 이르는 새로운 사업에 공격적으로 진출

하고 있습니다. 지금 포스코는 시가총액이 115조 원에 이르는,

재계 순위 5위의 대기업 집단으로 성장했습니다.

이밖에도 이탈리아 전력회사 ENEL은 2000년대 이후,

재생에너지, 에너지효율 등 사업다각화와 해외시장 진출을 

추진했습니다. 최근 국제 연료가격 폭등으로 대부분의 글로벌

전력회사들이 적자를 면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ENEL은

지난해 영업이익 16조 원을 시현하는 등 글로벌 다국적 

기업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한전 가족 여러분,

그동안 우리 한전은 전기요금이 인상되면 국민의 불만도 

함께 올라 지탄의 대상이 되고, 전기요금이 동결되면 회사의

존립이 흔들리는 심각한 고통을 감내해야 했습니다.

이제 우리 한전은 세계 최고품질의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전기요금에만 모든 

것을 거는 회사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기존의 구조와 틀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한전의 

기능과 역할을 재정립해야 합니다.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

해서 전기요금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춰야 합니다. 중장기

적으로 총수익의 30% 이상을 국내 전력판매 이외의 분야

에서 만들어내야 합니다. 국제무대에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글로벌 종합 에너지기업’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첫째, 에너지 신산업과 신기술 분야를 주도해야 합니다.

에너지 산업은 탈탄소화, 분산화, 디지털화로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고 있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로 무장한 

‘에너지 혁신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한전은 에너지 

산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전후방 에너지 혁신 기업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사업자가 되어야 합니다.

에너지 플랫폼을 통해 R&D에서 사업개발·기획, 시공·건설,

운영관리까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지원하는 등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한전은 또한, 무탄소 전력 생산에 필요한 ‘그린수소 생산 

기술’과 ‘수소·암모니아 혼소 기술’, 그리고 에너지 소비를 

혁신시키는 ‘에너지효율 향상 기술’, 효율적인 미래 전력망을

위한 ‘에너지 저장 기술’과 ‘마이크로그리드 기술’ 등 핵심 

에너지 신기술을 집중 육성해야 합니다.

한전은 에너지 신기술을 통해 전력공급비용은 줄이고 

새로운 수익은 창출하면서, 에너지 신산업이 국가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합니다.

둘째,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적극 추진해야 합니다.

한전은 우리나라의 신재생 산업 생태계가 질서있게 조성

될 수 있도록 앞장서야 합니다. 소규모 투기 자본 난립과 

국토 난개발, 해외 자본의 대거 유입 등 총체적 난맥상인 

신재생 산업의 문제점을 주도적으로 해소해야 합니다.

특히, 해상풍력과 같은 대규모 사업은 자금력과 기술력,

풍부한 해외 파이낸싱 경험을 갖춘 한전이 주도해야 합니다.

한전은 10개 부처 29개 관련 법률의 인허가 기간을 단축

하고, 계획입지 제도를 도입하여 신재생의 질서있는 보급에 

기여해야 합니다. 대형터빈 전용 설치선, 배후항만, 공동

접속설비 등 단지 개발에 필수적인 인프라 구축을 선도해야

합니다.

지난해 9%인 신재생 발전비중이 2036년 30.6%로 늘어나면

한전의 부담도 커집니다. 신재생 전력구입비용도 10조 원에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며, 국민의 전기요금 부담도 

커질 것입니다. 한전은 신재생 사업을 직접 수행함으로써 

발전원가를 낮추고 전기요금 인상요인도 대폭 흡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민간과는 경쟁이 아닌 협력을 통해 효율을 높이고 비용은

낮춰, 글로벌 경쟁력 확보 등 공동의 이익을 추구해 나갈 

것입니다.

셋째, 제2 원전 수출을 이끌어내야 합니다.

무탄소 전원인 원전 사업에서 Team Korea의 저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원전수출은 막대한 부가가치를 지닌 블루오션 시장입니다.

한전은 이미 UAE 원전 건설사업의 성공적 완수로 원전의 

설계, 시공, 유지보수에 이르는 전방위 역량을 세계에 입증

하였습니다. 우리는 원전 생태계 복원을 통해 원전 수출 

강국의 위상 강화와 2030년 원전 10기 수출이라는 국가 

목표 달성에도 기여해야 합니다.

글로벌 종합 에너지기업을 향한 우리의 변화와 도전에 

직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동참을 부탁드립니다.

오늘 취임식은 우리 임직원들과 함께하는 자리지만, 이 

자리를 빌려 전기 소비자인 국민 여러분께 간곡한 부탁을 

드리고자 합니다.

한전이 전기요금 의존도를 낮추고 국가경제에 기여하기 

위한 노력들은 지금의 재무위기를 해결하지 못하면 모두 

무용지물이 됩니다.

 

전기요금 정상화가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현재 한전의 누적적자는 47조 원에 달하고 부채비율은 

무려 600%에 육박합니다. 특히, 201조 원의 한전 부채는 

국가 연간 예산의 31% 수준이고, 국가 GDP의 10%나 되는 

막대한 금액입니다. 하루 이자 비용만 74억 원이며, 재정

지원이 있다 하더라도 감당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적자 폭이 계속 커지면 사채발행을 통한 자금조달도 한계에

이르러, 사상 초유의 한전 부도까지 우려됩니다. 금융시장의

혼란은 점점 더 심해지고, 협력업체의 어려움이 가중되어 

급기야 전력산업 생태계가 붕괴될지도 모릅니다. 또한, 원가

이하의 전기요금은 에너지 과소비를 심화시키고 에너지 

수입비용 증가로 무역적자를 더욱 더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은 한전이 선제적으로 위기에 

대처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국제연료가격 폭등과 탈원전 

등으로 상승한 원가를 전기요금에 제때 반영하지 못한 데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최근 국제유가와 

환율이 다시 급등하는 상황에서 안정적 전력공급과 국가적인

에너지효율 향상, 에너지신산업 육성 등을 위해서도 전기

요금 정상화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한전은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전기요금 정상화를

추진할 것이며, 뼈를 깎는 혁신을 통해서 국민 여러분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습니다. 한전은 

자산 매각, 비용 절감 등 기존의 재정건전화 계획 및 자구

노력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전력시장 개선, 사업 개편 등

특단의 추가 대책을 강구하겠습니다.

전력산업을 지켜오신 한전 가족 여러분,

우리는 전기요금 정상화 추진과 함께 강도 높은 경영혁신과

내부개혁을 추진해야 합니다.

비대해진 본사 조직을 슬림화하고, 사업소 거점화를 통한 

업무 광역화를 먼저 추진할 계획입니다. 또한, 여기서 확보한

인력을 적재적소에 재배치하고, 직무 중심으로 과감한 보상

체계를 마련하는 한편, 직군 통합도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IT·모바일을 활용해 업무 효율과 고객 서비스의 질도 획기적

으로 높여 가야 합니다. ‘안전은 무엇과도 타협할 수 없다’는

가치를 한전 및 협력사 직원 모두에게 내재화 시켜야 합니다.

안정적 전력 수급과 직결되는 미래형 전력망의 구축에도 

선제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존경하는 한전 가족 여러분,

이러한 변화와 혁신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든지는,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위기는 결코 1, 2년 안에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무척이나 길고 힘든 여정이겠지만,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의 정신으로 반드시 해내야 하는 일

입니다.

저에게는 한전 사장이 마지막 공직이 될 것입니다.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어떠한 수고와 노력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어떤 어려움과 한계도 모두 뛰어넘을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위기 극복과 혁신의 속도를 높여가기 위해, 저는 최철호 

위원장님을 비롯한 전력노조, 그리고 23,294명의 모든 

임직원과 더욱 활발히 대화하고 소통해 나가겠습니다. 노조

와의 대승적 협의를 이끌어내고, 우리의 힘을 하나로 모아

가겠습니다.

여러분들께서도 한마음 한뜻으로 ‘제2의 창사’라는 각오를 

거듭 다져 주십시오. 사업 포트폴리오의 혁신을 통해 최고의

‘글로벌 종합 에너지기업’으로 함께 나아갑시다.

간절한 마음으로 똘똘 뭉친다면, 우리는 못할 것이 없습니다.

서로를 응원하고 격려하면서 지금의 위기를 함께 해결해

갑시다.

저는 여러분을 믿고 있습니다. 우리는 125년의 역사를 

만들어왔고, 기술력으로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오른 기업입니다.

임직원 모두가 변화와 위기극복에 동참하면,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감사합니다.

2023년 9월 20일 / 대표이사 사장 김동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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