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500개사 설문조사 결과
한국무역협회(KITA, 회장 구자열)는 3일 ‘최근 무역업계 금융 애로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7월 무역업계 5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제3차 금융 애로 실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한국무역협회는 금리 변동 및 정책 금융 확대에 따른 무역 업계의 자금 사정 변화와 애로를 조사하기 위해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에도 실태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이보고서에 따르면 수출 기업의 자금 사정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계속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금 사정이 ‘매우 악화’되고 있다는 응답은 지난해 12월 8.9%에서 올해 7월 16.4%로 증가하여, 그 정도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선 1,2차 조사에서 기업은 자금 사정 악화 원인으로 ‘금리 인상’을 꼽았으나 이번에는 ‘매출 부진’이 1순위로 나타나 고금리 장기화가 구매력 위축 등 기업 환경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 비용이 ‘영업 이익과 비슷하거나 초과한다’는 응답은 절반(49.8%) 수준으로 나타나 2차 조사 (67.7%) 대비 다소 완화됐다.
기업 중 54.0%는 외부 자금 조달이 어렵다고 응답하였으며, 자금 애로 극복을 위해 ▲예산 축소(27.6%), ▲인력 감축(20.0%) 및 사업 구조조정(15.8%) 등 조직 효율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매출 50억 원 미만 응답 기업들 중 66.3%는 외부 자금 조달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한편 정부가 하반기 역대 최대 규모 무역금융 공급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출 기업 중 77.3%는 현재 지원받는 정책 금융 규모가 부족하다고 응답하여, 여전히 정책 금융 전달 체계 확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기업은 정책금융 신청 시 ▲높은 수혜 대상 선정 기준(48.2%), ▲복잡한 서류 제출 절차(44.0%) ▲ 정보 파악 어려움(38.4%)에 따른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 업계는 ‘금리 부담 완화(79.0%)’가 가장 필요하다고 응답하였으며, 특히 올해 들어 5% 이상*으로 유지되고 있는 기업 대출 금리 인하를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이 밖에도 대출·신용보증 한도 확대(63.6%), 대출 상환 및 이자 납부 유예(41.8%)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한국무역협회 정만기 부회장은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특히 중소 수출 기업의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고금리 완화가 여의치 않다면 신보나 기보 등 보증기관의 현재 업체당 30억 수준의 통합 보증 한도를 150억 원 수준으로 상향 조정하고, 양 보증 기관의 중복 보증을 허용하는 등 현실적으로 접근 가능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자금사정이 좋은 기업이 아니라 자금난을 겪는 기업을 지원해야 수출 산업 생태계를 지켜나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 “협회로서도 하반기에 자금난을 겪는 수출 기업 위주로 금융 애로 해소를 위한 건의를 지속하는 한편, 업계와의 소통 기회를 넓혀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