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와 한국의 공통 관심사인 “다자무역체제 회복 강조”할듯

첫 여성-아프리카 출신 ‘응고지 WTO 사무총장’이 22일 공식 방한한다.
첫 여성-아프리카 출신 ‘응고지 WTO 사무총장’이 22일 공식 방한한다.

세계경제의 신(新)경제블록 강화와 자유무역 퇴조 및 신 보호무역 추세에 따라 그 입지가 위협받고 있는 WTO의 사무총장이 내한한다.

응고지 오콘조-이웰라(Ngozi Okonjo-Iweala) 세계무역기구(World Trade Organization, WTO) 사무총장은 5월 22일부터 5월 24일까지 한국을 공식 방문한다.

그녀는 첫 아프리카 출신이자, 여성 WTO 사무총장으로 2012년 세계은행 총재를 놓고 김용 한국계 미국인과 겨뤘으나 실패한 바 있다. 2021년부터 WTO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자유무역을 추구하는 WTO 입장에서 무역과 수출로 먹고 사는 대표적 국가인 우리나라의 자유무역 주창과 맥을 같이 해 여러 메시지를 내 놓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 초청으로 내한하는 응고지 사무총장 측은 최근 세계 경제 파편화 속에서 탈동조화가 아닌 재세계화(Re-globalization)가 필요하다면서, 이번 방한을 통해 한국의 성장 경험으로부터 다자무역체제의 중요성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WTO 개혁 등 다자무역체제 회복을 위한 과제와 이를 위한 한국의 역할을 논의하고자 한다고 방한 목적을 밝혔다. WTO 사무총장의 방한은 ‘14년 호베르투 아제베도(Roberto Azevedo) 전(前)사무총장 이후 10년 만이다.

응고지 사무총장은 방한기간 중 한덕수 국무총리를 예방하고,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박진 외교부장관, 이창용 한국은행총재 등 한국 정부 인사를 잇달아 면담한다. 

방한중 “세계화의 재정의: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한국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기업인·학계 전문가들과 패널토론을 한다.

이 외에도 ‘젊은 디지털 기업인들과의 대화’와 WTO 전문가와의 비공식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옹고지 사무총장 방한은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규범에 기반한 다자무역체제 회복에 대한 한국의 확고한 지지를 표명하고, WTO 내에서 역할과 위상을 제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는 1954년생으로 나이지리아 출신의 경제학자다. 나이지리아에서 재무장관과 외무장관을 역임하고 25년간 세계은행에서 근무했다. 2021년 2월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으로 선출되면서 WTO 역사상 첫 여성이자 아프리카 출신의 수장이 됐다.

세계은행(WB, World Bank)에서 25년간 개발경제학자로 근무하면서 아프리카와 남아시아, 유럽, 중앙아시아 자금 운용 포트폴리오를 담당했다. 특히 2012년에는 세계은행 총재직에 도전해 첫 아시아계 후보였던 한국계 미국인 김용 전 총재와 겨루기도 했다.

나이지리아 출신의 옹고지는 1970년대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드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지역경제개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나이지리아에서 재무장관을 두 차례(2003∼2006년, 2011∼2015년) 지냈고, 2006년에는 외무장관을 잠시 맡기도 했다. 특히 나이지리아 재무장관 시절 아프리카 서부 국가들과의 무역 협상을 진두지휘하면서, 300억 달러 규모의 국가채무 탕감 협상을 주도하기도 했다.

그녀는 세계은행 개발위원회 의장(2004)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국제통화 및 재무위원회 위원 등을 지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동 구매·분배를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이끄는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이사회의 의장, 아프리카연합(AU)에서 기후에 따른 피해 보험 담당 분야(ARC)의 의장을 맡기도 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2021년 2월 15일 이사회를 열고 164개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옹고지를 사무총장으로 추대한 바 있다.  2021년 3월 1일 업무를 시작해 임기는 2025년 8월 31일까지다.

한편 세계 경제질서는 미-중 무역갈등에 이은 러-우 전쟁을 겪으며 기존 EU(유럽연합)-USMCA(북미자유무역협정)-중국 일대일로를 비롯한 지역별 경제공동체 강화는 물론 인근 대륙과 바다를 잇는 광대한 경제블록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중국 주도의 15개국 참여 RCEF(역내포괄적동반자협정), 일본 주도의 11개국 참여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미국 주도의 IPEF(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 등이다.

여기에 미국과 서방을 중심으로 한 세력과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세력이 충돌하는 신 냉전시대로 접어들었다.

WTO와 한국은 자유무역과 다자무역을 중시한다는 입장에서 WTO 사무총장의 방한은 상당한 의미를 동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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