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인도를 미래 최적 파트너 삼아 100억유로 통 큰 지원

EU 러 제재에 동참않는 인도를 최대 무역상대로 끌어안기 위해

 

독일과 인도의 관계가 급속도로 가까워 지고 있다.

양국 총리는 최근  "독일-인도, EU-인도 간 경제관계 심화 및 수소 분야 협력 추진 그리고 독일이 인도를 10년간 100억 유로 지원키로" 뜻을 모았다.

2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취임후 첫 유럽 3개국 방문에 나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를 갖고  제6차 정부간 협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인도의 친환경 전환을 지원하는 파트너쉽 협정'에 서명했다.

독일은 인도를 아시아의 주요 경제, 안보 및 기후정책 파트너로 간주, 향후 10년간 약 100억 유로의 개발자금을 기후변화 및 지속가능성 강화 사업 등에 지원한다.

또한, 인도를 '지구적 문제' 해결에 협력할 민주주의 파트너로 인정, 오는 G7 정상회의 의장국 자격으로 6월 G7 정상회의에 인도를 옵저버 자격으로 초청한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전쟁 비난 성명 거부 35개 UN 회원국 가운데 인도가 포함되었으며, 최근 러시아 원유 수입 확대 등 제재에도 불참하고 있는 점이 우려되는 가운데 독일이 통 큰 결단으로 인도 끌어안기에 나섰다.

최근 로이터의 추산에 따르면, 인도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2월 이후 최근까지 자국의 2021년 러시아 원유 수입량의 두 배에 해당하는 원유를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EU가 제6차 對러시아 제재에 러시아 원유 수입금지를 추진중인 가운데, 인도가 러시아 원유 수입을 지속할 경우, EU의 원유 금수조치 효과가 약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그럼에도 불구, EU와 독일은 인도가 향후 러시아 및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완화할 중요한 교역상대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 무역협정 등 양자관계 확대를 추진중이다.

인도의 2021년 대외교역이 전년 대비 50% 증가하는 등 최근 통상분야에 있어 국제적 위상이 고조되고 있다. 독일은 인도의 6번째 교역상대이자 EU 회원국 가운데 첫 번째 교역상대인데 반해 독일에게 인도는 23번째 수출대상국으로 향후 교역 증가 잠재력은 매우 높다는 분석이다.

독일이 미래 주요 에너지원 확보를 위한 '수소 외교'를 적극 추진 중인 가운데 양측이 2일(월) '독일-인도 수소협력 협정'에 서명, 관련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협정을 통해 지속가능한 친환경 그린수소 개발혁신에 협력, 인도의 그린수소 생산 역량을 강화하고, 독일이 이를 수입, 자국의 화석연료 의존도를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양측은 ▲정부, 업계 및 연구기관 등과 밀접한 네트워크 구축 ▲그린수소 개발 및 보급 위한 양자간 공동조치 로드맵 제시 ▲수소 규제, 표준화, 안전성 절차, 지속가능성 기준 등 관련 노하우 공유를 촉진한다.

인도는 2021년 그린수소의 글로벌 허브 도약을 위한 전략을 발표, 자국 경제·산업의 친환경 전환 가속화 및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창출을 추진중이다.

한편, 독일의 아시아 국가와의 수소 협력은 지난 4월말 일본과 그린수소 개발 및 보급에 협력키로 합의한데 이어, 두 번째 수소 협력 파트너십에 해당한다.

지난 메르켈 정부에서 중국과 에너지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으나, 2020년 독일의 수소전략 발표 후 양자간 파트너십에 근거한 별다른 활동은 없었다.

독일이 이번에 남아시아 국가들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2030년까지 친환경 에너지 사용 촉진 재원 100억 달러(12조6천억원)를 지원하기로 인도와 합의한 것이다.

이번 합의는 독일 올라프 숄츠 총리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놓고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유럽과 미국에 대한 인도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성사됐다.

모디 총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에 "전쟁에선 어느 쪽도 승자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며 러시아의 침공 행위를 '근본적인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하는 숄츠 총리와 달리 러시아에 대한 명시적 비난은 삼가해 왔다.

통상적으로 숄츠 총리는 해외 고위급 인사가 방문했을 때 취재진으로부터 최소 4개 이상의 질문을 받곤 했지만, 이번에 양국 총리는 합의 후 이례적으로 언론의 질문을 받지 않았다고 ABC는 전했다.

다만 익명의 독일 정부 관계자의 말을 빌려 인도 대표단이 질문을 받지 말아 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합의를 통해 독일이 지원하기로 한 분야는 신재생 에너지와 수소 사용을 늘리기 위한 기술적 지원에서부터 온실가스 배출 저감과 생물 다양성 보호, 농지사용 개선 등까지 망라돼 있다.

양국은 이주민 정책과 원자력 연구, 통신 보안체계 구축 등 친환경 에너지 이외의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독일의 비영리 민간기후연구소인 저먼워치는 이번 합의를 환영했다.

저먼워치의 정책 책임자인 크리스토프 발스는 "(세계가)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온난화 임계점으로 설정한 1.5도 한도를 유지하는 데 이번 협약이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숄츠 총리는 인도와 더불어 인도네시아와 세네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을 오는 6월 말 자국에서 열리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 초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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