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극자외선 노광기술 확보에 사할 건 우리 기업과 학계

지구촌에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만들수 있는 회사는 네덜란드 ASML이 유일한다. EUV 장비는 1,000개 이상의 협력업체의 부품을 조달해야 하기 때문에 ASML도 연간 30-40대 밖에 만들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회로를 극 미세하게 그릴 수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대만 TSMC도 이 장비 확보에 사활을 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ASML을 직접 방문해 이 장비 확보를 요청할 정도다.

미래 반도체 시장의 패권을 쥐기 위해 삼성전자와 국내 학계가 반도체 노광기술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10나노 기술 벽을 뚫고 7나노, 5나노로 나아가고 있다.

알파고(AlphaGo)와 같은 혁신적인 인공지능(AI)의 탄생은 더 빠르고, 보다 집적된 고성능ㆍ저전력 반도체 제조기술이 있어 가능했다. 노광기술(Photo-Lithography)은 이러한 고성능ㆍ 저전력 반도체를 제조하기 위해 광(光)을 이용하여 기판에 미세한 회로 패턴을 그리는 핵심 기술이다.

광의 파장이 짧을수록, 반도체 회로를 더 미세하기 그릴 수 있는데, 이는 0.7미리(mm) 샤프보다는 0.3미리 샤프로 쓸 때 보다 세밀한 글쓰기가 가능한 것과 같은 이치이다. 예를 들어, 반도체 회로의 선폭을 반으로 줄이면 단위 소자의 면적은 1/4로 줄게 되어 동일 면적에서 4배 많은 소자를 제조할 수 있으며 전기 배선의 길이도 줄게 되므로, 더 낮은 소비전력의 고성능ㆍ저전력 반도체의 생산이 가능하다.

기존 불화아르곤(ArF) 레이저 광을 이용하는 경우, 액침 및 다중노광 기술을 적용해도 선폭 10나노(1nm는 10억 분의 1m)이하의 패턴의 벽을 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EUV(Extreme Ultra-Violet) 노광기술은 불화아르곤 레이저보다 1/10 미만의 짧은 파장을 갖는 극자외선을 이용하여 반도체 회로 패턴을 그리는 것으로, 10나노 이하 초미세 회로 패턴을 그리기 위해 필수적이다.

EUV 노광기술은 다층 미러, 다층 마스크, 펠리클, 광원, 레지스트 등 고도한 기술의 집약체로서, 지난 10여 년간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이 기술 선점을 위해 치열한 연구 개발을 해왔으며, 최근 7나노를 넘어서, 5나노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양산에 처음 적용되었다.

특허청(청장 김용래)의 최근 10년간(‘11년 ~ ’20년), EUV 노광기술의 특허출원 분석에 의하면, ‘14년 88건을 정점으로 ’18년 55건, ‘19년 50건 등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19년부터는 내국인의 출원이 외국인의 출원 건수를 앞서게 되어, 국내 기술이 성장기에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기업별로는 칼짜이스(獨) 18%, 삼성전자 15%, ASML(和) 11%, 에스엔에스텍(韓) 8%, TSMC(臺) 6%, SK하이닉스 1%로 6대 글로벌 기업이 전체 출원의 59%를 차지하고 있다.

세부 기술별로는, 공정기술 32%, 노광장치 기술 31%, 마스크 28%, 기타 9%로 분포되어 있다. 공정기술 분야에서는 삼성전자 39%, TSMC(臺) 15%로 두 기업의 출원이 54%를 차지한다. 마스크 분야에서는 에스엔에스텍(韓) 28%, 호야(日) 15%, 한양대 10%, 아사히가라스(日) 10%, 삼성전자 9% 순이다.

특허청 최미숙 반도체심사과 특허팀장은 “EUV 노광공정 및 마스크 분야에서 우리나라 기업ㆍ학계가 선전하고 있으며 4차 산업혁명과 함께 고성능ㆍ저전력 반도체 제조를 위해 EUV 노광기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며 “노광장치 분야에 있어서도 기술 자립을 위해 연구개발과 함께 이를 보호할 수 있는 강력한 지재권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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