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등 기술 재투자 매출액 0.2∼0.3% 수준TV 광고비, 총 340억 지출…지난해 대비 90% 증가

대형 건설업체들이 매출액 증가에도 불구하고 품질 경쟁을 위한 기술개발 투자에는 지나치게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물산건설부문, 대림산업, 롯데·포스코건설 등은 TV 광고비 지출은 크게 늘리면서 기술개발(R&D) 부문에 대한 투자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줄여 이미지 경쟁에만 열중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특히 국내 시공능력 1·2위업체인 현대건설과 삼성물산건설부문은 기술개발 투자액이 시공순위 10위권 밖의 업체에도 훨씬 못미치고 있다. 이로 인해 건설업계에선 대형건설업체들이 품질보다는 대기업 브랜드 이미지 후광효과에 힘입어 주택시장 지배력을 키워 왔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8일 한국광고데이터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5월까지 집계된 건설업체 TV광고비는 모두 30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60억원에 비해 무려 90%나 늘었다.
‘래미안 아파트’의 TV 이미지 광고를 내보내고 있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들어 지난 5월까지 이미 19억7000만원을 지출했다.6월 광고 지출액까지 포함하면 올 상반기 TV 이미지 광고비만 지난해 연간집행 비용 20억원을 크게 상회한 24억원선에 달할 전망이다.
하지만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올 기술개발 투자 예산은 170억원으로 지난해 147억원보다 23억원을 늘리는데 그쳤다.이는 올해 매출액(4조4500억원)의 0.38% 수준이다.
국내 1위 건설업체인 현대건설은 올 매출 목표를 지난해와 비슷한 6조3000억원으로 잡은 가운데 기술개발 투자 예산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120억원 책정에 그쳤다. 매출액 대비 기술개발 투자비는 0.2%에도 못미쳐 기술개발투자에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e-편한세상’의 이미지 광고로 연간 50여억원을 지출하고 있는 대림산업도 목표 매출액은 지난해 보다 2100여억원이 많은 2조3215억원으로 책정했으나 기술개발 예산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246억원 책정에 그쳤다.
지난 2000년부터 자사 아파트 브랜드인 ‘롯데캐슬’을 중심으로 아파트 이미지 광고를 꾸준히 내보내고 있는 롯데건설도 올 상반기에만 TV이미지 광고에 25억원을 지출했다. 롯데는 지난해 월 평균 4억원 가량을 투입, 48억여원의 이미지 광고를 집행했다.
롯데건설은 올 매출 목표액을 지난해 보다 4000억이 많은 1조6000억원으로 잡았으나 올해 기술개발 투자 예산은 지난해 365억원보다 낮은 361억원으로 책정해 놓은 상태다.
회사명을 바꾸고 새로운 아파트 브랜드 ‘더 샵(#)’을 선보인 포스코건설도 올 매출액을 지난해 9492억원보다 50%이상 늘인 1조5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이가운데 TV 이미지 광고에 총 90억원의 예산을 잡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올 상반기에만 TV광고로 매월 10억여원을 쏟아붇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모두 160억원 가까이 투입된 기술개발비도 올해는 지난해보다 10억원이나 적은 150억원 책정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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