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무역패턴 변화에 대응


우리나라 수출은 투자와 성장의 견인차로서 외환위기를 겪은 98년 소폭 감소한 것을 제외하고는 매년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수출규모는 ‘수출의 날’이 제정된 1964년에 1억 달러를 달성한 이래, 1971년에 10억 달러, 1977년에 100억 달러, 1995년에 1,000억 달러 고지를 넘어섰고, 1999년엔 사상 처음으로 1,4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수입은 1998년에 경기침체와 더불어 전년대비 35.5%나 감소한 933억 달러로 감소했지만, 통관기준으로 1996년에 이미 연간 1,500억 달러 규모에 이르렀고, 1999년에는 설비투자 회복 및 경기회복에 힘힙어 1,100억 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그 결과 무역규모로 볼 때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에 이어 세계 12위의 무역대국에 올라섰다.
그러나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세계 무역의 패턴은 기업내(intra-firm trade)·산업내(intra-industry trade) 무역의 증대를 비롯해 서비스 교역의 확대, 지식교역의 확대, 사이버무역의 확산과 무역의존도가 증가하는 등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나라 무역은 성장에 필요한 외화를 획득하고 시장점유율의 확대를 통해 양적으로 성장하는 데에서 새로운 천년에는 경제의 효율성, 거래의 효율성 등에 더 역점을 두는 방향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세계화의 심화, 소비자 인식 및 국제비교우위구조의 변화로 수입부품 및 완제품의 시장 침투가 확대되고, 전자화폐의 발달과 인터넷 PC의 확산 등으로 전자상거래가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해외 및 외국인 직접투자가 계속 증가하면서 해외투자법인과 외국인 투자기업의 수출입이 우리나라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무역에 대한 정책과제도 환경변화에 맞춰 달라져야 하는데, 앞으로 요구되는 정책과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첨단산업 및 지식산업의 수출산업화, 부품 및 소재의 경쟁력 확보, 고부가가치화 등을 위해 기술 경쟁력의 확보가 우선돼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무역 및 투자 정보의 제공, 물류체제의 효율화 등과 같은 무역인프라를 정비·확충하는 작업이 필요하고, 셋째는 대량생산에 의한 수출이 힘들어지는 데다 수출품목의 다양화가 진행돼야 한다는 점에서 서비스산업을 비롯한 비제조업의 수출에 대한 지원이 다각도로 강구돼야 할 것이다.
넷째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새로운 무역경쟁력 요소에 대응하기 위해 규제개혁, 환경정책, 경쟁정책 등을 무역정책과 연계하고, 다섯째는 ‘경쟁력위원회’를 설립, 매3년 또는 5년마다 우리나라 무역의 역할 및 전망 그리고 경쟁력을 평가하는 작업을 실시해 장기무역정책과제를 파악·선정하고 평가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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