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경영 악화에 따라 전기계 및 전기산업 도미노 셧다운 우려 지적
기재부-산업부 등 정책당국의 강력한 결단 필요, 시장주의 원칙 적용 절실

100만여 전기산업계 종사자들이 새 정부에 「원가주의에 기반한 전기요금체계 시행」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100만 전기인을 대표하는 14개 협단체인 대한전기협회, 한국전기기술인협회, 한국전기공사협회, 한국전기산업진흥회, 전기공사공제조합, 한국전기공업협동조합, 한국전선공업협동조합, 국자동제어공업협동조합, 대한전기학회, 한국조명전기설비학회, 전력전자학회, 한국전기전자재료학회, 한국전기산업연구원, 한국전기공사협회 안전기술원는 17일 공동성명서에서 전기요금 정상화와 원가를 반영하는 시장주의를 강력히 요구했다.

이 성명서는 물가상승을 이유로 오랜 기간 비정상적인 전기요금체계를 유지해온 결과, 한전은 올 1분기에만 7조8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이 상태라면 한전의 적자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연말에는 약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가까운 시일 내에 자본잠식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또 국내 전기산업 최대 공기업인 한전의 명운만 좌우하는 것이 아니라 전기산업 생태계 붕괴라는 초유의 사태를 초래할 것이 명약관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팬데믹 이후 수요 회복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국제 연료가격이 급등세를 보임에 따라 세계 각국은 전기요금을 큰 폭으로 인상했고, 각국의 전기요금 인상률은 프랑스 24.3%, 독일 54.3%, 영국 54%, 스페인 68.5%, 이탈리아 55.0%에 달한다고 지적하는 한편 이들 국가는 이 같은 전기요금 상승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 세금감면, 에너지바우처 확대 등의 정책을 동시에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물가관리를 통한 국민생활 안정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전기요금 인상을 지속적으로 유보해 와 그 결과 한전은 창사 이래 최대의 재무위기에 직면했고, 전기산업계 중소·중견기업은 한전의 긴축경영으로 인해 도미노 셧다운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발표된 자료에 의하면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사들이는 전력도매기준가격(SMP)은 지난 4월 평균 202.1원/kWh까지 치솟았으나 정작 소비자에게는 110원/kWh 전후로 판매하고 있다며, 전기를 팔면 팔수록 적자가 커지는 구조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정부는 국제유가와 천연가스 가격 급등을 이유로 올 들어 지방공공요금인 도시가스와 지역난방 열요금을 일제히 인상했으나 그러나 유독 전기요금만 물가상승을 이유로 연료비 상승률을 반영하지 않는 안타까운 현실에 개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기산업 생태계 안정화를 위해 전기요금 결정권을 갖고 있는 정책당국의 결단을 강력히 촉구하며 또한 전기요금 문제와 관련한 과도한 정치권의 개입 자제와 전기요금의 탈 정치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제시헸다.

그동안 전기산업계는 저렴한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함으로써 국가경제 발전과 국민생활 안정화를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 와 그 결과 우리나라는 세계 일류 IT강국이자,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더 이상 값싼 전기요금이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 시점이며 원가주의에 기반하지 않은 전기요금은 에너지과소비를 부추겨 탄소중립 달성을 실현하기 어려운 악순환을 초래할 것임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다시 한번 전기산업계의 지속성장과 2050 탄소중립의 성공적인 실현을 위해 원가주의기반의 전기요금체계 시행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전기요금 정책은 물가당국인 기획재정부는 물가앙등을 이유로 인상억제에 무게를 두고 요금인상에 미온적인데 비해 전력정책을 담당하는 산업통상자원부는 한전의 적자 누적은 결국 국민 부단으로 돌아온다며 시의적절한 요금인상을 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다소 상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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