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공매도 50조원, 업틱룰 예외 조항 이용해 하락 부추겨

코스피가 10월 6일 현재 2930선에서 오르내리며 8 거래일 연속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상위 50개 종목에 대한 외국인 공매도가 월 평균 50조에 이르고 특히 공매도 직전 체결가보다 낮게 매도호가를 낼 수 없는 업틱룰 제도의 허점인 7개 예외 조항을 활용한 공매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에게 유리한 공매도 제도의 개선책이 요구된다.

올해 5월 부분적 공매도 재개 이후, 외국인의 코스피 및 코스닥 각 공매도 상위 50개 종목의 공매도액이 233조원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업틱룰 예외 거래액 규모도 약 8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나 외국인의 공매도 점검 및 개선 강구가 요구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송재호 의원(제주시갑·더불어민주당)이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3일 코스피200 및 코스닥150 종목에 대한 부분 공매도 재개 이후 9월 중순까지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공매도한 상위 50개 종목의 거래액수가 코스피는 193조 7,760억원, 코스닥은 39조 4,18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코스피 종목 중 외국인이 가장 많이 공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공매 규모는 39조 3,360억원에 달했다. 이어 SK하이닉스가 약 13조 4,690억원, 카카오가 10조 6,040억원, LG화학이 10조 1,780억원인 것으로 나타나 4개 종목에서 10조원이 넘는 외국인 공매도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종목의 경우 외국인의 최대 공매도 종목은 에코프로비엠으로 2조 3,230억원의 공매가 이루어졌고, 카카오게임즈가 2조 1,340억원, 에이치엘비가 1조 8,86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한편, 같은 기간 외국인들이 업틱룰 예외로 공매도를 한 규모는 56개 종목에서 796억 4,8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업틱룰은 공매도 시 직전 거래가격보다 더 낮게 호가를 내지 못하는 제도다. 주가를 떨어뜨리면서 주식을 팔 수 없도록 제한함으로써 공매도로 인한 주가 하락과 시장 교란을 막기 위한 의도로 도입됐다.

그러나 올해 5월 공매도 재개 이후 9월까지 외국인은 코스피 상위 50개 종목 중 총 8개 종목에서 724억 1,8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업틱룰 예외로 공매도했다. 여기서 삼성전자의 업틱룰 예외 공매도 액수가 378억 6,600만원으로 가장 규모가 컸다. 이어 포스코에서 183억원, LG디스플레이에서 128억원이나 업틱룰 제한을 어긴 채 공매도가 이뤄졌다.

코스닥 종목의 업틱룰 예외거래 실태는 더 심각했다. 외국인의 코스닥 공매도 상위 50개 종목 중 96%에 해당하는 48개 종목에서 업틱룰 예외 공매도가 발생했다. 거래주수로는 약 15만주, 거래 액수로는 72억 3천만원에 달했다.

업틱룰은 현재 7가지의 예외 가능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주식이나 지수차익거래를 남기거나, 가격변동에 따른 위험 상황을 사전적으로 회피하기 위해 헤지거래를 하는 목적으로 매도를 감행하는 경우 등이다.

업틱룰 예외조항은 당초 12개에 달했던 것을 금융위원회가 올해 3월에 7개로 축소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예외조항이 사실상 매도자의 차익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로 작용해 업틱룰의 취지를 무색하게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송재호 의원은 “공매도 제도는 기관과 외국인에게 유리하고, 개인투자자에겐 매우 불리한 형태여서 현행을 유지한 공매도 재개에 대한 우려가 깊었다.”라며, “올해 5월 부분 공매도 재개 이후 9월까지 상위 50개 종목으로만 놓고 봐도 외국인들이 월평균 약 50조원 이상의 금액을 공매도한 것으로 드러난 만큼,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시장에 끼치는 영향이 작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또, 송재호 의원은 “특히 외국인들이 업틱룰 조항을 비껴가면서 공매도를 하는 규모도 약 800억원에 이른 점은 공정한 주식시장 조성에 방해가 되는 요소”라며, “국내의 수많은 개인투자자들을 보호하고, 공정한 주식시장 생태계 조성을 위해 외국인 공매도가 적정한 주가 산정의 제어 도구로 쓰이는 것인지, 아니면 외국인의 차익 추구 수단으로만 쓰이는 것인지 더 면밀한 점검과 개선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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