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갑윤 지식재산단체총연합회 공동회장

코로나19로 시름이 깊어가는 가운데 청년들의 취업마저 하늘의 별따기가 되고 있어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게다가 세계 각국이 기술확보 경쟁과 기술패권 전쟁에 나서고 있는 이른바 팍스-테크니카 시대(Pax-Technica: 기술지배 시대)에 접어들고 있어 더욱 상황이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위기는 언제나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법이며, 우리는 위기 속에서 발전을 거듭해 왔다. 그렇다면 우리의 해법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지난 9월4일은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날이다. 동시에 이 날은 법정 기념일인 ‘지식재산의 날’이기도 하다. 우리의 자랑이자 인류의 보고를 기념하는 이와같은 정신에서 지금의 위기를 이겨낼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의 지혜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 필자가 국회의원으로 재직하던 2017년, 국민의 이해와 관심을 높이고 지식재산 강국으로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법정기념일로 제정하는 법을 대표발의하여 통과시켰던 것도 이같은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코로나-19 이후의 산업계는 대전환이 뒤따를 것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7월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10만 6천여 명에 달하며, 67만 9천여 명이 실업급여를 받고 있다. 또한 한국경제연구원은 골목상권 자영업자 중 79%의 매출이 평균 23% 감소했다고 보고하고 있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해 작년 한 해에만 46만 개의 일자리가 줄어들었다는 산업연구원의 보고도 잇따르고 있다.
필자는 사상 초유의 팬데믹 사태와 팍스-테크니카로 이행하는 대전환의 시대에 있어 일자리 창출의 핵심열쇠는 바로 지식재산에 있음을 강조하고자 한다. 미국의 지식재산 집약산업은 GDP의 38%를 창출하고, EU 역시 GDP의 39%가 지식재산 집약산업에서 나오고 있다. 미국 전미경제연구소(NBER)에 따르면, 제조업 분야 특허권이 1개 늘어나면 일자리 6.4개가 창출되며 창업기업이 특허를 등록받으면 종업원은 54.5% 증가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4,500만개의 일자리가 지식재산 집약산업으로 인해 발생하고, 유럽의 경우 8,390만개의 일자리가 지식재산 집약산업에서 나온다.

지식재산이 대전환 시대의 경쟁력

이처럼 지식재산이 고용은 물론 국가경제를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부상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도 지식재산 분야의 패권다툼도 격렬해지고 있다. 따라서 다음 세대들에게 위대한 대한민국을 넘겨주기 위해서는 시대적 대전환을 준비해야 한다. 우수한 문화, 기술, 산업을 장려하면서 그에 따른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새로운 일자리에 필요한 인재를 적극적으로 양성하여 투입함으로써 다시 문화, 기술, 산업을 발전시키는, 선순환의 대혁신이 필요한 것이다.
이에 2020년 설립된 ‘지식재산단체총연합회’는 대한민국 과학기술 및 저작권 단체들이 총망라된 단체로서, 지식재산 분야 육성 발전을 위한 제도 연구와 정책 개발, 지식재산단체와 지식재산인 권리 보호와 지원 강화, 지식재산 관련 네트워크 협력 등을 위한 대변자 역할을 하고 있다. 필자도 입법기관에서 ‘지식재산단체총연합회’의 대표자로 변신하고보니 지식재산과 관련된 정책과 과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정파와 이념을 뛰어넘어 함께 힘을 모아야 하는 분야임을 더욱 더 체감하게 된다. 적극적이고 실행력 있는 지식재산 정책은 우리나라가 동북아를 넘어 선진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이 될 것이며, 우리 젊은 세대의 생존전략이 될 것임을 확신하며 더 많은 분들에게 알리고자 한다.

대한민국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지식재산, 우리의 미래입니다.

지금 우리는 “지식재산 일자리”의 정책적 개념을 정립하고 기반을 구축해야 할 시대적 과제에 당면하고 있다. 따라서 그간 특정한 학문 분야 내지 사유재산의 한 종류로만 취급되었던 지식재산이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산업의 근간”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그래서 지식재산 일자리의 플랫폼을 만들고, 지식재산 인력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자. 나아가 다양한 분야에서 필요한 지식재산 역량에 대한 맞춤형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이를 일자리에 연계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뒷받침하자. 제도와 정책을 기반으로 지식재산 일자리 기반을 다지고, 지식재산 인재를 양성하고 관련 산업에 연계시키자는 것이다. 이것이 저성장과 코로나19 충격에서 탈출하고 산업 사회 문화 외교 등 각 분야에서 승리를 거머쥘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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