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4조중 보건-복지-고용에 216조7천억
양극화해소 83조·한국판뉴딜 34조 편성
경기회복과 부동산세금 덕에 적자 폭은 줄어
내년 예산이 처음으로 600조를 넘어선다. 올해 대비 8.3% 늘어난 604조원 규모다.
갈수록 심화되는 양극화 해소와, 탄소중립 등 현안에 대응키 위해 '확장재정'을 선택한 것이다. 또 극심한 제4차 유행을 겪고 있는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적극적 예산 편성으로 보인다.
경기 회복과 부동산 등 자산시장에서 거둬들인 세금 덕에 나라살림 적자는 큰 폭으로 줄어들지만 국가채무가 1천조원을 넘어서는 등 부채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정부는 이같은 2022년 예산 정부안을 9월1일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는 2022년 예산을 올해 본예산(558조원)보다 8.3% 늘린 604조4천억원으로 편성했다.
현 정부는 2018년 428조8천억원이던 예산규모를 2022년 604조4천억원으로 4년 만에 200조 가까이 늘렸다. 연 평균 예산증가율은 8.6%에 달한다.
안도걸 기획재정부 제2차관은 "코로나 위기를 완전히 종식시켜 확고하게 경기를 회복시키고 신 양극화에 대응하면서 선도국가로 도약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려다 보니 불가피하게 확장적 재정운용을 유지하는 정책적 선택을 했다"고 박혔다.
정부가 내년 예산 역시 상당폭의 확장재정을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는 현 상황에도 수그러들지 않는 코로나 4차 유행이다.
영업제한·금지 조치를 받은 소상공인에 대한 손실보상 예산으로 1조8천억원을, 내년 백신 9천만회분 비용으로 2조6천억원 등 방역 예산으로 총 5조8천억원을 편성했다.
양극화 대응에는 총 83조5천억원의 예산을 쏟는다.
코로나 사태 이후 벌어진 격차를 해소하고자 31조원을 투입해 일자리 211만개를 만들고, 질병·부상 시 최저임금의 60%를 지원하는 한국형 상병수당을 시범 실시한다.
한부모 가족에 소득공제 30%를 신규도입하고 아동수당은 8세 미만까지 확대한다. 0~1세에 월 30만원의 영아수당을 신설하고 아이가 태어나면 200만원을 일시금으로 지급한다.
반값 등록금에 한 발짝 더 다가가며 저소득 청년에 월세 20만원을 지원하는 등 청년층에 23조5천억원을 지원한다.
이 여파로 보건·복지·고용 분야 내년 예산은 216조7천억원을 기록한다. 이 분야 예산이 처음으로 200조원을 넘어서는 것이다.
한국판 뉴딜에는 총 33조7천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특히 2조5천억원 상당의 기후대응기금을 조성하는 등 2050탄소중립에 12조원을 투자한다. 뉴딜 연구개발(R&D) 예산도 3조6천억원으로 48.1% 늘린다.
지역균형발전에는 총 52조6천억원을 투입한다. 매년 1조씩 지방소멸대응 특별양여금을 지급하는 등 예산 소요를 반영한 결과다.
확장재정의 지속으로 내년 국가채무는 1천68조3천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정부는 전망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50.2%에 달한다는 의미다.
국가채무가 1천조원을 넘어선 것도, GDP 대비 50%를 넘어선 것도 처음이다.
다만 통합재정수지 적자 폭은 올해 말 90조3천억원에서 내년에는 55조6천억원으로 34조7천억원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GDP 대비 재정적자 규모도 -4.4%에서 -2.6%로 낮아진다.
최상대 기재부 예산실장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처럼 확장 재정을 통해 경제를 회복시켜 세수를 늘리고 건전성을 회복하는 재정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