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지역 핵심인 이스라엘 수출 확대, 우리기업의 시장 다변화
기술 강국인 이스라엘과의 산업기술 협력 확대 기반 마련
타결 선언 계기로, 소재‧부품‧장비 관련 양국 연구기관간 MoU
기업의 공급 대체선 다변화 적극 지원키로

산업통상자원부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8월 21일 이스라엘의 예루살렘에서 엘리 코헨(Eli Cohen) 이스라엘 경제산업부 장관과 “한국-이스라엘 자유무역협정” 협상이 최종 타결되었음을 공식 선언했다.

지난 7월 15일 이스라엘 루벤 리블린(Reuven Rivlin) 대통령 방한 계기 한-이스라엘 정상 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한-이스라엘 FTA를 조속히 타결키로 하였으며, 이를 계기로 협상이 급속히 진전되어 최종 타결 성과를 거두었다.

양국은 ‘16년 5월 한-이스라엘 FTA 협상 개시를 선언한 이래, 약 3년간 6차례 공식 협상 등을 거치면서 협정문 모든 챕터를 합의하게 됐다.

현 정부 들어 한-중미 FTA 정식 서명(’18.2월), 한-미 FTA 개정협상 정식서명(‘18.9월), 한-영 FTA 원칙적 타결(‘19.6월)에 이어 네 번째로 FTA 협상을 마무리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한-이스라엘 FTA 최종 타결 선언에 앞서, 이스라엘 경제산업부 코헨 장관과 양자 회담을 통해 양국간 교역‧투자를 확대하고, 산업기술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데 공감했다.

특히 “원천기술 보유국인 이스라엘과의 상생형 산업 기술 협력 증진이 소재‧부품‧장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내 생산기술 선진화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일조할 것”이라 밝혔다.

한-이스라엘 FTA 관련 주요 내용을 보면 우리나라는 수입액 중 99.9%에 해당하는 상품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며 이스라엘은 우리나라로부터의 수입액 100%에 해당하는 상품의 관세를 철폐하는 등 양국은 높은 수준의 시장접근에 합의했다.

우리의 對이스라엘 수출액 중 약 97.4%에 해당하는 품목에 대해 관세가 즉시 철폐되며, 우리 주력 수출품목인 자동차(관세율 7%) 및 부품(6~12%), 섬유(6%), 화장품(12%) 등이 포함됐다.

국산 자동차의 이스라엘 수입시장 점유율은 15.5%(수출액 726백만불, 18년 기준)다.

또한, 對이스라엘 수입 1위 품목인 반도체 제조용 장비(수입금액 중 25.4%)의 관세가 3년 이내 철폐되며, 2위 품목인 전자응용기기(수입금액 중 13.0%)의 경우도 3년 이내 철폐됨에 따라, 반도체‧전자‧통신 등의 분야에서 장비 관련 수입선 다변화가 기대된다.

반면, 민감한 일부 농‧수‧축산 품목은 기존의 관세가 유지되며, 이스라엘 관심품목인 자몽(30%, 7년철폐), 의료기기(8%, 최대 10년 철폐), 복합비료(6.5%, 5년) 등은 우리측 민감성을 최대한 감안하여 철폐 기간을 충분히 확보했다. 쌀, 고추‧마늘‧양파‧버섯‧당근 등 일부 채소류, 육가공품, 유제품 등을 말한다.

서비스·투자 분야에서 네거티브 자유화 방식을 도입하여 WTO 서비스협정(GATS) 이상 수준의 개방을 상호 약속하였으며, 한-이스라엘 투자보장협정(BIT, '03년 발효)을 대체하는 투자 보호제도를 마련했다.

이스라엘의 유통·문화콘텐츠 서비스 등을 추가 개방하고, 투자보호범위는 설립전 단계까지 포함하여 기존 투자보장협정을 개선했다. 기존에는 설립 후 운영 및 처분에 대해서만 투자를 보호했다.

특히, 이스라엘 내 우리 주재원 입국 관련 서류(고용허가·근로면허·비자)의 최초 유효기간(현 1년)과 최대 체류기간 연장(현 63개월) 등을 반영했다.

현재 최초 고용허가는 1년으로 제한되어있고 매년 연장해야 했으나, FTA를 통해 최초 고용허가시 2년을 부여토록 하여 연장 부담을 완화했다.

최대 체류기간도 63개월로 제한되어 있으나, 이스라엘 경제 기여도 등을 감안하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여지를 반영했다.

원산지, 경쟁, 정부조달 등의 챕터 합의를 통해 우리 기업의 비즈니스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했다.

특히, 원산지는 기업편의를 위해 단순한 품목별 원산지 기준(챕터별 공통원칙)을 도입 및 개성공단 등 역외가공 허용(OPZ위원회 방식) 근거규정을 마련했다.

이 한-이스라엘 FTA를 통해 이스라엘 지역 내 한류 확산을 위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했다.

인터넷 등 디지털 환경 하에서의 저작권 보호와 같이, 영화, 음악 등의 한류 콘텐츠 보호 및 산업재산권 보호 등 지식재산권 전반에 대한 보호를 확대했다.

항공, 보건/의약, 가상현실, 빅데이터(Big Data), 재생에너지, IT와 BT, 인공지능(AI), 농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 협력 확대한다는 내용도 금번 FTA의 기술협력 분야에 포함됐다.

특히, 양측간 공동연구 및 기술이전, 연구인력 교류, 법제도‧지재권 등에 대한 정보 교류, 학술 및 교육‧훈련 행사 개최, 공동 사업화 등을 통해 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UN 안보리 결의안에 따라 이스라엘이 ‘67년 이후 점령한 지역에 대해서는 특혜관세 등 동 FTA의 적용을 배제했다.

한-이스라엘 FTA의 의는 우선 화 및 교역 확대를 꼽을 수 있다. 지역의 핵심 국가 중 하나인 이스라엘과 FTA를 체결하는 최초의 아시아 국가로서 향후 일본, 중국 등 경쟁국들에 비하여 이스라엘 시장 선점 효과가 기대된다.

이스라엘은 미국(’85.8월), EFTA(‘93.1월), 캐나다(‘97.1월), 터키(’97.5월), EU(’00.6월), 멕시코(‘00.7월), 메르코수르(’09.12월)와 FTA 발효 중이며, 요르단‧이집트와는 QIZ(Qualified Industrial Zone, 관세 및 쿼터면제지역)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양국은 아시아와 중동의 대표적인 자유무역주의 국가로서 폭넓은 시장 자유화(수입액 기준 상품 자유화율 : 우리측 99.9%, 이측 100%)와 상호 보완적인 산업구조를 바탕으로 교역 확대가 기대된다.

품목수 기준 자유화율은 리측 95.2%, 이측 95.1%다.

산업기술 협력도 기대된다. 정보통신기술(ICT)․생명공학기술(BT)․신재생에너지․항공우주 등 다양한 미래산업 분야에서 원천기술을 보유한 이스라엘과의 산업기술 협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한국과 이스라엘은 GDP 대비 R&D 투자 비중 측면에서 세계 1위를 다투는 국가로서, 한국의 제조업 기반과 이스라엘의 첨단기술이 협력하여 상호 win-win의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GDP 대비 R&D 투자(OECD)는 16년 1위 이스라엘(4.25%) / 2위 한국(4.23%), ‘17년 1위 한국(4.55%) / 2위 이스라엘(4.54%)다.

특히, 양국은 한-이스라엘 산업기술연구개발기금(KOR-IL RDF)을 현행 대비 2배 증액(200만불/년→400만불/년)하기로 합의함으로써, 양국 기업의 산업기술 공동 R&D를 보다 적극 지원할 수 있게 됐다.

대한민국 정부와 이스라엘 정부간의 민간부문산업의 연구 및 개발에 관한 양자협력 협정(‘99.12)」에 근거하여 국방을 제외한 산업기술 분야에서 양국 기업의 공동개발과제 지원 이다.

‘01년 설립된 한-이스라엘 산업기술연구개발기금은 그간 양국 공동으로 6,100만불을 투자하여 총 174건의 R&D를 통해 신기술개발, 해외진출, 투자유치, 신사업화 등의 성과를 창출했다.

‘17년 '차세대 수직이륙 무인기’를 개발한 (주)한국카본과 이스라엘 IAI社는 공동 R&D 결과물을 토대로 사업화 및 제3국 진출을 공동 추진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작년 8월 한국항공기술(Korea Aviation Technology) 설립에 합작 투자하는 등 양국간 성공적인 국제협력 사례들이 도출되고 있다.

이 기금 증액은 AI․빅데이터‧자율차 등 4차 산업혁명, 신소재, 재생에너지 등 첨단 분야에 대한 양국의 R&D 투자를 가속화하고, 협력의 양상을 다변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FTA를 통한 혁신도 기대된다.

한-이스라엘 FTA는 자유무역의 효과가 골고루 확산하는 “혁신적 통상 모델”이라는 비전을 제시하게 될 것이다.

이스라엘은 1인당 IT기업 창업수가 높은 창업국가이자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독자적 생태계 조성에 성공한 나라로 기술창업을 꿈꾸는 한국의 창업자들에게 큰 영감을 주고 있다.

창업/스타트업에 강점이 있는 이스라엘과의 협력을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FTA가 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양국은 향후 세부 기술적 사안에 대한 협의를 마무리한 뒤, 협정문 법률 검토(Legal Scrubbing) 작업을 거쳐 가서명 절차를 진행한다.

이후 협정문 영문본 공개, 정식 서명, 국회 비준 등을 거쳐 협정 발효를 추진할 예정이다.

양국간 소재‧부품‧장비 협력이 본격화된다.

한국-이스라엘 FTA 타결 공동 선언을 계기로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성일)과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 기술사업단(단장 모르데카이 셰브스)은 유명희 본부장과 코헌 장관 임석 하에 소재‧부품‧장비 협력 양해각서(M0U)를 체결했다.

와이즈만연구소는 세계5대 기초과학연구소로서 생화학, 생물학, 화학, 수학/컴퓨터공학, 물리 등 5개 분야에서 250개 연구실을 운영 중이다.

셰브스 기술사업화단장(와이즈만연구소 부총장)이 이끄는 별도의 기술사업화부서(YEDA)를 통해 연평균 100여건이 넘는 연구결과를 원천기술 특허로 출원하고, 상업화하여 발생한 이익을 다시 기본연구와 과학교육에 재투자한다.

이 해각서는 원천기술 연구 역량과 기술사업화 노하우를 보유한 이스라엘과 제조업 강국인 한국의 장점을 살려 소재‧부품‧장비 분야 기술을 진일보시키는 동시에 제조업 혁신으로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다는 방향 하에 추진되는 것이다.

양해각서의 의미는 양국의 대표적 연구기관들이 소재, 부품, 장비에 대한 협력을 신속히 확대함으로써, 국내 기업들이 관련 분야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공급 및 수출망을 다변화할 수 있는 지원 체계(플랫폼)를 조속히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

아울러, 기관 對 기관의 협력 뿐만 아니라, 양국 기업들 입장에서 각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 네트워크를 서로 활용할 수 있게 되어 큰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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