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선도자 성장전략으로 R&D 집행” 밝혀

정양호(57) 전 조달청장이 3월 27일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제4대 원장으로 취임한다.

정 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KEIT가 과제관리자를 넘어 컨설턴트(consultant) 또는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말하며, “앞으로는 R&D 시스템을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 전략에서 혁신 선도자(first mover) 전략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전환시키고 창의적, 도전적, 혁신적 연구를 촉진하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공공기관으로서 R&D를 통한 사회적 책임까지 이행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정 원장은 경북 안동 출신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동(同)대학 석사(행정학) 학위와 美서던일리노이대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편 정양호 KEIT 신임 원장은 행정고시 28회로 1985년 산업통상자원부(당시 상공부) 공직에 입문했으며, 산업기술정책관, 에너지자원실장, 조달청장 등 주요 직무를 두루 거치며 국가산업 전반에 대해 전문적인 안목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KEIT 정양호 신임원장
KEIT 정양호 신임원장

 

[KEIT 정양호 원장 취임사 전문]

임직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원장으로 취임하게 된 정양호입니다.

우리나라 산업분야 R&D 기획평가관리의 요람인 케이트(KEIT) 원장으로 취임하게 되어 매우 기쁘고 영광스럽습니다.

그 동안 KEIT는 산업분야 R&D 전담 관리기관으로서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개발 지원과 R&D 우수성과 발굴 및 확산 업무를 훌륭하게 수행해 왔습니다.

또한 지방이전 이후 합리적 조직운영, 상생협력 조직문화 정착 등 기관경영의 내실화 및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전임 기관장님과 임직원 여러분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이었다고 생각하며,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KEIT의 미션과 비전-

우리 KEIT는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았습니다. 다시 한 번 대전환을 시작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이제 저는 그간의 성과를 계승하는 동시에,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R&D를 유도하는 혁신기관으로서 거듭나기 위한 비전과 미션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첫째, 정부의 R&D 전담기관 개편에 맞추어, KEIT 업무의 본질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KEIT의 역할은 산업기술 분야의 ‘과제관리자’였다고 생각합니다. 정해진 기준에 따라 과제를 기획하고, 평가하며 이를 관리하는 소극적 역할이었습니다. 이젠 R&D 관련 ‘과제관리자’의 역할을 넘어 ‘컨설턴트(consultant)’ 또는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의 역할을 담당해야 합니다. 기술개발 각 단계에서 과제참여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거기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선제적으로 해결해 주는 적극적 역할을 담당해야 합니다. 이것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KEIT, 혁신주도형 성장을 견인하는 KEIT가 되기 위한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둘째, 지금까지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 성장전략을 지원해 온 R&D 시스템을 ‘혁신선도자(first mover)’ 성장전략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전환시켜야 합니다. 칸막이식 R&D 기획은 개방적 협력을 바탕으로 창의적, 도전적, 혁신적 연구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기업의 애로 요소기술 개발에 중점을 둔 R&D 체계는 미래선도형 협업과제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과제의 평가, 관리 과정에서 연구자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이에 걸맞는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루고 관련제도를 바꾸어 나가야 합니다. 기술개발이 사업화로 연결되고 R&D 혁신이 성장과 일자리를 견인하는 방향으로 선순환을 가져올 수 있는 구체적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해 나가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R&D를 통한 사회적 책임의 이행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사업화 역량이 우수한 중소·중견기업이 혁신을 주도할 수 있도록 R&D 체계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간 기술공유 및 협력을 촉진시켜서 건전한 R&D 생태계를 유도하여야 합니다. 또한 기관의 핵심사업을 통해 R&D 자금지원과 일자리 창출을 연계하고 사회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형 R&D 지원 모델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이는 공공기관으로서 국민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며, 국민의 일상 속으로 다가서는 좋은 R&D의 선례가 될 것입니다.

KEIT가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려면 우리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스마트하게 일하고 개방과 소통, 연결과 축적을 우리의 핵심가치로 가꾸어 나가야 합니다. 각자도생이 아니라 부서간 유기적 협력을 바탕으로 능력 있고 신뢰할 수 있는 공공기관이라는 국민의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제 KEIT가 설립된 지 10년이 다가옵니다.

되돌아보면 여러 기관을 통폐합하여 출발한 설립초기에는 조직운영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우리는 이를 훌륭히 극복해 왔습니다. 통합 이후에도 임직원 모두 합심하여 노력한 결과 명실상부한 국가 산업기술 전담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부터 우리는 또 다른 R&D 역사 10년을 내다봐야 합니다. 그 길은 우리가 가 본 적이 없는 선도자(first mover)의 길이 될 것입니다. 앞길이 훤히 보이는 신작로와 같은 길이 아니라, 한밤중 눈 덮인 산길과 같을 것입니다. 때로는 눈앞에 넘지 못할 것 같은 장벽이 나타나기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장벽은 그것을 절실히 원하지 않는 사람만을 골라 멈추게 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지 맙시다. 도종환 시인은 <담쟁이>란 시에서 우리 앞에 놓인 장벽을 넘는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그것은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가는 것', '서두르지 않는 것', 그리고 '절망을 잡고도 이를 놓지 않는 것'입니다. 혁신적 R&D의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서도 ‘담쟁이 전법’은 우리가 반드시 가져야 할 마음가짐입니다.

“혼자 꾸는 꿈은 꿈일 뿐이지만, 우리 모두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는 징기스칸의 말을 저는 좋아합니다. 우리가 한 마음 한 뜻을 가지고 노력한다면 세계 최고의 R&D 전담기관이 되고자 하는 우리의 꿈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입니다.

저부터 앞장서겠습니다. 직원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겸허하게 듣고,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KEIT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우리 앞에 놓인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고, 마음을 하나로 모아 모두가 부러워하는 최고의 KEIT를 함께 만들어 갑시다.

저작권자 © 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