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의 소회

산업통상자원부 가족 여러분!

저는 오늘 문재인정부 초대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의 직을 내려놓고 강단으로 돌아 갑니다.

작년 7월 여러분과 처음 마주한 이래 15개월의 짧지 않은 시간을 함께 보냈습니다.

돌이켜 생각하면 여러분과의 만남은 운명이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동안 제가 바뀌었고, 여러분이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 대한민국이 걸어갈 길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당장은 작은 변화입니다만, 그로 인해 앞으로 10년, 20년후 우리 국민들의 삶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오늘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이 무척 기쁩니다. 여러분 한분 한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장관직의 공백이 길어졌을 때, 우리부가 새로운 국정지표 아래 마땅히 해야 할 역할을 다 못한 채 흔들리는 모습을 정말 안타깝게 지켜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때의 선입견을 갖고 장관으로 부임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장관이 된 이후, 가까이서 접한 우리부 가족들의 모습은 제 막연한 생각과는 너무 달랐습니다.

에너지전환, 혁신성장과 주력산업 구조조정, 격변하는 통상환경 대응 등 어느 것 하나 쉽지 않던 과제들을 꼼꼼하게 해결해 나가면서 밤낮 없이 동분서주하던 여러분들의 땀과 열정을 직접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의 헌신과 희생, 투철한 국가관에 대해 깊은 감사의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여러분과 함께 했던 많은 일들에 대해 조금의 성과라도 인정받을 수 있다면, 그것은 부족한 저를 믿고 따라 주신 여러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그간의 행보 하나하나가 어렵고 험난한 길이었지만, 여러분들이 함께 해 주셔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재임시 성과

장관으로 일하는 동안 늘 염두에 둔 두가지 질문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우리나라와 국민들의 미래를 위해 지금 당장 필요한 일이 무엇인가?”였고, 나머지 하나는 “산업통상자원부가 그 과정에서 해야 할 역할과 목소리가 과연 무엇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15개월 동안 우리가 함께 일구었던 성과가 바로 이 두 질문에 대한 제 대답입니다.

비록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짧은 시간에 더 잘하기도 어려웠으리라 스스로 위안해 봅니다.

(에너지 전환)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남는 성과가 있다면 에너지전환의 큰 방향을 세워서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에 답을 드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에너지전환 로드맵, 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 재생에너지 3020, 원전수출 마케팅 등 작년말 숨가쁘게 진행되었던 에너지정책의 대전환을 통해서 그간 세계적 흐름에 뒤처져 있던 우리나라가 에너지 신산업 육성과 미래 에너지 혁신의 전면에 나설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내었습니다.

비록 당장 우리 노력이 온전하게 평가받기는 어렵습니다만, 에너지 전환은 우리나라와 국민이 반드시 가야할 길입니다.

여러분들의 노력이 정말 올바른 것이었음을 10년, 20년 뒤에는 국민들께서 꼭 인정해 주실 겁니다.

(혁신성장의 토대 마련)

산업의 혁신성장에 대해서도 적지 않은 성과가 있었습니다. 미래 자동차, 에너지신산업 등 5대 신산업에 대한 혁신성장 전략을 마련했고, 9개 주력산업별 발전전략도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기고 있습니다.

자동차, 조선 등 주력산업의 구조조정에 있어서도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원칙을 지키면서 현장에서 문제해결의 열쇠를 찾아 왔습니다.

과거 금융이 주도하던 구조조정의 폐해를 최소화시키고 산업정책의 목소리가 구조조정 과정에 온전하게 반영되도록 하였습니다.

특히, 한국GM 문제는 우리부 주도로 GM과 MOU를 체결하는 등 경영회생 방안을 마련했고, 조선산업에 대해서도 글로벌경쟁력의 기반을 다지는데 모든 힘을 기울인 결과 금년 상반기에는 수주량 세계1위회복이라는 성과를 내기도 하였습니다.

(통상파고 극복)

통상분야에서는 한미FTA, 무역확장법 232조 철강수입규제 등 급박한 통상현안에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여 치열하게 대응하였습니다.

그 성과로 한미FTA 개정협상에 대한 합의를 이루어 냈고, 철강관세도 가장 먼저 국가면제를 받는 등 기업 수출환경의 불확실성을 차근차근 줄여 나갈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아세안, 인도, 러시아 등 신흥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新남방 新북방 정책을 통해, 우리 경제의 지평을 넓혀 왔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어려운 대외여건에도 상반기에만 수출 2,972억불, 외국인투자 유치 157억불이라는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마무리 말

산업통상자원부 가족 여러분!

저는 오늘 여러분의 곁을 떠납니다만, 남아 계신 여러분들이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할 많은 도전과 과제를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습니다.

국내에서는 고용지표 악화, 대/중소기업 양극화와 함께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기업의 신기술 확보 및 투자라는 어려운 숙제가 남아있고, 대외적으로는 미중 통상분쟁, 보호무역주의 확대 등 불확실한 통상 여건이 우리 산업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지난 15개월 동안 우리 여정이 힘들었던 것처럼, 앞으로 우리부의 갈 길도 험난하기 그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저와 함께 하면서 보여주셨던 공직자로서의 헌신과 사명감, 창의적인 문제해결 노력을 계속 발휘해 주신다면 풀지 못할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 오시는 성윤모 장관님과 함께 우리 앞에 놓인 수많은 도전을 슬기롭게 극복해 주실 것을 기대하며, 응원하겠습니다.

쉽게 인연을 내 주지는 않지만, 한번 맺은 인연은 평생 가져간다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살아 왔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가족 여러분과의 인연 또한 변하지 않는 숙명으로 마음 깊이 간직하겠습니다.

바깥, 어느 자리에서든, 우리 산업통상자원부가 성공하고, 국민들께 사랑받을 수 있도록 성원하고 지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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