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주승호 한국기술사회 부회장
우리나라만 학경력을 실력과 똑 같이 인정하여 자격을 주는 건설기술자 역량지수 제도를 시행


"학력, 경력으로 관련 직장에 근무 연한만 채우면 기술사와 같은 등급으로 인정 가되니 누가 어려운 공부를 하겠습니까"

"건설분야 기술사 제도에 있어 학경력에 의해 기술사에 준하는 자격을 얻는 인정기술사가 있습니다. 이는 어렵게 공부하여 시험에 합격한 후 현장에서 경험과 기술을 축적하고 고도의 기술과 함께 응용능력까지 겸비한 정식 기술사들을 무력화시키고 있습니다. 바로 '건설기술자 역량지수'라는 제도인데, 하위등급의 자격증을 취득한 후 학력과 경력만으로도 국가가 소정의 검정을 통해 발급하는 기술자격과 대등한 등급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이는 국가기술자격이 무용지물이 되는 등 국가기술자격법 체계를 무너뜨리는 제도이며 무엇보다도 해당 업무수행 능력이 없는 이에게 엔지니어링 업무 수행을 맡겨 공공의 안전이 심각히 위협받고 있는 것입니다."

주승호 한국기술사회 부회장은 상기된 톤으로 잘못된 제도에 대해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고난이도의 공학기술들을 어렵게 공부하여 굳이 기술사 자격을 취득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앞으로 나아가도 모자란데 하향평준화로 가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공대를 사양산업처럼 쪼그라들게 합니다.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리기 위해 기술사의 역량과 자격을 엄격히 검증하고 제대로 된 기술사의 책임관리 하에 설계와 감리 시공이 진행되도록 기반을 확립해야 합니다."

주승호 부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만 학경력을 실력과 똑 같이 인정하여 자격을 주는 건설기술자 역량지수 제도를 시행하고 있어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 추세로 똑같이 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단다.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지시로 이러한 문제점을 적시하여 대대적인 기술사 제도의 개편을 시도하여 개선방안을 마련, 한때 시행했지만 정권교체로 인한 개정방안 미이행으로 선진국과 같이 기술사 중심의 기술자제도 개선이 무너져 버렸다. 안일함을 추구하는 업체들이 부추겨 학경력 인정기술자제도를 다시 도입한 것이다. 인정 기술자제도가 도입되다 보니까 기술사가 되기 위해 노력을 안한다. 응시하는 사람도 점점 줄어든다. 예전에는 기술사가 되면 어느정도 연구와 기술개발 축적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됐었으나 지금은 학력 경력만 되면 기술사와 동등하게 인정되는 제도가 되다보니 어려운 공부를 안한다. 어려운 공부를 하는 가운데 공법과 신기술 특허도 나오는데 누가 어려운 공부를 하겠는가. 이공계가 더욱 더 약해지고 있는 것이다.

"비근한 예로 123층짜리 제2 롯데월드 건설시 설계와 시공 중 고난이도에다 부가가치 높은 설계는 우리나라가 하지 못했습니다. 미국회사에서 다 가져가 버렸습니다. 우리는 설계 능력이 안됐기 때문이죠. 설계에서 부가가치가 다 있는 건데 우리는 그 위험한 건설에만 매달렸지 않습니까. 건설은 남지도 않습니다. 소프트웨어 기술 전문가의 역량에서 나오는 기술로 구조개선 소방설비 설비 개선 등 다양한 부가가치가 창출되는데 그것은 미국에서 다 했습니다. 결국 우리는 껍데기만 한 것입니다."

고도의 인력을 양성하고 심층기술의 축적도를 두터이 해야하나 이러한 현실로 인해 머리 좋은 사람들이 의치학 한의 계열 약학계열로 몇 수를 해서라도 다 가버리고 공대는 안오는 현실이다. 미국 일본 영국 등에서는 기술사제도를 다 인정을 하고 있는데 우리만 하향조정해서 시행하고 있다. 유능한 사람들이 안온다. 고난이도의 건설안전 재난 안전은 기술사가 하는 것이다. 학력 경력이 충족되면 역량지수제도에 의해 기술사에 준한 역할을 한다고 하고 있는데 텍사스 주 등에서는 기술사 교류제가 있어서 학력 경력에 의한 인정 기술사는 대상으로 쳐 주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기술사시험을 통과한 사람만을 국제기술사로 인정을 하고 있다. 국가간 기술사 상호인정제도(MRA)에도 부합되지 않는다.

그러나 현재의 제도로 학력 경력으로 관련직장에 근무 연한만 채우면 기술사가되니 누가 공부하겠는가. 융합 신기술 에너지 등 모든 것이 총합된 것이 건물이나 시설 교량 도로 등인데 근무연한만 채운 사람이 어찌 만들 수 있겠는가. 발전도 없다. 전문기술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이 제도를 바꾸지 않고는 국가가 잘 될 리가 없다. 시설 건물의 기초가 흔들리는 것을 넘어 국가의 기초가 흔들리게 된다.

"국토교통부가 시행하고 있는 '건설기술자 역량지수 제도'는 반드시 폐지돼야 합니다. 기술사들은 과학기술에 관한 전문적 응용능력을 필요로 하는 기술분야의 최고 전문가로서 현재 84개 종목 5만여명이 산업기술을 선도하며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공공의 안전확보 라는 사회적 책임을 을 다 하기 위해 최일선 산업현장에서 열정적으로 땀을 흘려 왔습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는 20145월 우리 기술사회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건설기술진흥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건설기술자의 등급산정을 위한 건설기술자 역량지수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이는 기술사들의 그간의 역할과 노력을 일순간에 파괴하는 폭거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역량지수는 점수를 매겨서 자격을 40, 학력 20점 경력을 40점 등으로 매겨 75점이 되면 인정기술사가 되도록 했다. 경력에서 실무를 안하고 관리를 하던가 경리하는 사람도 다 들어 가니까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 지고 있다. 고급기술인력의 중요성을 모른다. 경력이라는 것이 정녕 황당하다. 우리나라의 기술용역이라고 해서 설계나 감리를 발주하는 데가 국토부를 위시해서 행자부 산하에 있는 전 지자체 구청 군단위까지 건설과 녹지과 산림과 등이 다 기술직이다. 은퇴시 30년 정도 보고 자격 하나만 있으면 만점이 나온다. 인정기술사가 되는 것이다. 퇴직공무원들이 재취업하는 제도나 마찬가지다. 건설기술자 80만 중에 최근 3년간 신규로 건설기술사로 신고한 사람들이 5천명이 나왔다. 엄청나게 많다. 3명중 한명이 실제 현장과 맞지 않는 경력이었다. 설계회사나 감리회사로 가는데 설계회사로 갈 시 설계 경력으로 넣어 버리고 감리회사로 가면 감리경력으로 넣어 버린다. 어디가서 일하던. 공무원들은 무슨일을 하겠는가. 계획 관리 감독이나 하겠죠. 설계업무 감독 관리업무감독 감리업무 감독 등을 하니 어디다 갔다 붙여도 된다. 실제 해 본 적은 없는데도 말이다. 퇴직공무원 또는 도로공사 등 발주처에 있다 은퇴해서 설계회사 감리회사의 부사장 임원급 등으로 바로 자리 잡는다. 이들이 여러 사항들을 주도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역량지수라는 것 때문에 기술사계가 다 망가 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 준다. 역량지수는 퇴직공무원들이 업계와 결탁해서 설계 감리업체 재취업 기회를 주기위한 제도로 변질 된 것 같이 보인다. 이들은 수주나 소통을 하는 역할은 잘 할 것이다. 그러니까 업체들에서 우선 채용한다. 기술사보다, 기술직 보다 이러한 이들이 업체에서 더 필요하게 된 것이다. 이런 제도가 지속될 경우 우리나라의 기술은 크게 후퇴할 것으로 우려된다.

주승호 한국기술사회 부회장.
주승호 한국기술사회 부회장.

 

실제로 지난해 12월 대대적인 공무직 퇴직한 건설기술자 5,275명의 경력증명서를 전수검사한 결과 허위경력증명서는 물론 지자체 공기업의 직인까지 위조해 발급받은 것으로 확인되는 등 난맥상의 극치를 보여 주고 있다.

"기술등급별로 초급을 제외한 중급 고급 특급기술자에 해당하는 학경력 기술자는 더 이상 배출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합니다. , 이미 배출된 학경력 기술자는 법적 지위를 계속 인정해 줍니다. 초급 중급 고급 특급 등의 기술자 등급은 존치하되, 학경력 기술자의 연한경과에 따른 승급은 불허해야 합니다."

주승호 부회장은 치열한 기술경쟁의 산업사회에서 기술을 도외시할 경우 곧 후퇴를 의미한다며 기술의 원천인 고급기술인력의 전문성과 실효성을 약화시키는 이 제도를 다급히 고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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