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희(한수원 노조위원장)

 

현재 한수원사장 선임을 두고 많이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다.

그 이유는 현재 검찰수사가 진행 중인 내용과 무관하지는 않은 듯 하다.

왜냐하면, 현재 한수원의 비리가 당초 노조가 주장한 권력형 비리로 초점이 맞추어지고 있는 형국이며, 과거 정권의 실세와 주무부처의 전 차관까지 거론되고 있으니 작금 모든 언론이 주목하고 있는 한수원에 임명될 사장은 세인의 주목을 받을 것이니 신중을 기하는 것이라고 일단 긍정적으로 보아주고 싶다.

우리 노조도 작금의 일을 바라보며, 노조가 경영진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을 해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이번 집행부는 각종 회의체를 통해 투쟁의 목표와 슬로건을 “임기응변과 책임모면식의 가짜 안전대책과 가짜 청렴 철폐!”와 “진정한 안전대책과 청렴일터 쟁취!”를 목표로 활동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와 함께 한눈팔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본업인 전력생산에 몰두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직원과 가장들은 장기간의 시달림에 녹초가 되어 있고 하물며 케세라의 분위기까지로 기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여 노동조합에서는 전직 한수원출신 사장의 구속으로 내부출신은 청렴하다라고 주장할 수 없을뿐더러 공기업의 정권과 정부의 예속적 구조와 수직적 직장풍토 속에서 상층부로 갈수록 권력과 정부관료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현실구조로 볼 때, 내부인사로 하자는 주장도 힘든 사정이 있음이 솔직한 심정이고, 현재의 비리가 권력형 비리임을 감안 할 때, 낙하산을 찬동할 현 실정도 아닌 정세임을 고민해 왔다.

고민 끝에 하층의 현장출신 중 전임위원장 중에서 추천하게 되었고, 전문가의 입장과 우리의 내부개혁을 위한 사장직무 수행계획서를 제출하고 공모에 응한 상태이다.

그러나 현 정부에서는 비공개로 인사를 전개하는 관계로 누가 공모에 임하였는지도 비밀에 부쳐 설왕설래하는 소문만 있을 뿐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그래서 우리는 공개인사를 요구하며, 최소한 우리가 제출한 5대 핵심의 운영방침에 충실한 사장이 선임되길 바란다.

첫째, 청렴을 위한 비리의 연계구조 혁파이고, 이에 대한 원인을 원자력카르텔구조와 수직적 승진체계를 들고 있다.

둘째, 안전을 위한 현장중심의 경영을 내세우며, 이에 대한 해결을 관리자 중심에서 현업(정비,운전 등)중심의 인력구조 재편에 목표를 두고 있다.

셋째, 소통을 위한 수직적 직장문화 타파와 관료적 관성을 타파하여 안전과 청렴의 근본 정착을 목표하고 있으며

넷째, 국민에게 투명한 정보공개를 일상화하여 신뢰를 재구축하여야 한다는 것이고

다섯째, 스스로 신재생에너지사업의 적극 추진과 향 후 있을 사용 후 원전폐기 기술을 선도하여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생각을 제출한 바 있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 최소한 전력에 대한 기본 이해는 갖고 있는 인사가 배치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최근 외부 비전문 인사확대로 비리문제를 해소하겠다는 경향은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는다’는 속담에 비유할 만하고,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원전은 안전을 최우선과제로 하여야 한다”는 사업의 속성을 생각해 볼 때, 이는 매우 중차대한 문제로 ‘뭐 피하려다 뭐를 만나는 꼴’을 자초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부임 후 전력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인사가 부임해서 실적만을 강조하는 전시적 처방과 잘 못된 판단으로 현 안전에 대한 위기상황을 더욱 더 깊게 하여 가뜩이나 안전불안요소가 심화되는 이 시점에 더 이상 돌이키기엔 우리에게 시간이 마냥 기다려 주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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