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경기 둔화지만, 신흥국 투자 유지돼 10% 내외 수요 증가한다

"중국 정부의 규제 지속과 고정투자 속도 변화로 기계류 대중국 수출이 둔화세를 보이고, 엔화 강세·원화약세가 수출 가격경쟁력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듯"



글로벌 리스크 심화에 따른 국내외 기계설비 투자 둔화로 생산과 수출이 점차 둔화됐지만 선진국과 신흥국의 기계류 수요는 지난해 말까지 지속돼 2011년 4분기 중 5대 기계산업(선박제외) 생산은 101조원, 수출은 450여억달러, 수입은 250여억달러, 무역수지 흑자는 200여억달러를 달성했으며, 특히 일반기계는 생산과 수출이 다소 약화됐지만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유지해 4분기 생산은 25조원, 수출 121여억달러, 수입 89여억달러로 무역 흑자는 32억여 달러를 이뤄냈다.

하지만 미국 신용등급 하락 이후 미국경기에 대한 불안감 확산, 그리스발 유로존 재정위기, 중국의 기계류 수요의 둔화 등이 우려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설비투자의 급격한 위축은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으나 지난해 4분기부터 수출 호조세가 점차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해외경기가 둔화되는 가운데 자동차, 반도체, 플랜트 등 주요 수요산업의 수출이 점차 둔화되고 있고, 중국 정부의 규제 지속과 고정투자 속도 변화로 전산업 및 기계류 대중국 수출이 지난해 2분기부터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엔화 강세 및 원화약세가 수출 가격경쟁력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반기계 수출시장에서 세계 수요는 2001~2011년 기간 중 연평균 9% 성장하는 추세를 보여 왔는데 2012년에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경기가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 등 신흥국의 고정투자가 어느 정도 유지될 것으로 예상돼 기계류 수요는 10% 내외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시말해 유럽과 미국 경제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중국, 러시아 등 신흥국의 투자가 지속되면서 경기 급랭 가능성은 적은 편인 가운데 유럽 재정위기가 심화될수록 수요 감소 요인이 발생하지만, 동시에 환율이 상승해 수출 증가 요인으로 작용, 부정적인 영향을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국의 서부지역 도시화, 자원개발 확대, 동부 재개발 등 수요발생 가능성이 상존해 지속적인 인프라투자가 기대되고, 인도도 중장기 인프라투자 규모가 연 4~5%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며, 엔고 발생 시에는 중저가 한국산 기계 수요가 확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글로벌 재정위기 등 대외여건 악화로 인해 국내 신규설비투자가 둔화되는 가운데 기계류 수입 증가세는 이미 완만해진 상황인데 2011년 4분기 일반기계수입시장은 글로벌 경기둔화 가능성 등에 따른 기업들의 투자심리 위축, 주력산업의 수출경기 둔화 우려 등에 따라 내수용·수출용 수입이 모두 감소했다.

금년에도 국내 경기둔화에 따라 수입 수요가 둔화되면서 올해 기계류 수입도 지난해 대비 한자릿수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국내경기선행지수 둔화 등에 따라 자동차, 반도체 등 설비투자도 점차 둔화되면서 수입 조정국면이 금년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기계류의 해외시장 동향은 선진국의 '진입장벽 강화'를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선진국 시장독식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특히 미·일·EU 등 기계선진국은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반도체·LCD·태양광 장비 등 대표 산업을 독식하고 있다. 또 선진국은 High-Tech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연구개발 투자 확대로 후발국에 기술장벽을 강화하고 있고 CNC 공작기계, 냉동공조시스템, 굴삭기 등 친환경, 고효율, 고정밀화 추세인 제품군에 대한 기술개발 가속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신흥시장에 대한 선진국과 후발국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중국의 인력·자본과 대만의 기술력을 결합하는 Chiwan 전략으로 경쟁력을 확보해 2009년에 세계 3위로 부상한데 이어 최근에는 ASEAN 시장을 중심으로 기존에 일본이 차지하던 신흥시장을 중국이 잠식하는 형태로 성장하고 있다.

또 일본 등 선진국도 선진시장 중심의 전략한계를 인지하고 신흥시장 진출을 강화하고 있어 시장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2012년에는 유럽재정위기, 미국경기 부진, 중국 긴축 등의 영향으로 수요 증가세가 주춤하면서 하반기 기업경영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추정 되나 큰 폭의 기계수요 감소는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고, 중국 긴축에 따라 대중국 수출 둔화가 우려되나 중국의 연착륙 정책과 개발수요에 의한 기본적인 고정투자 물량 유지가 예상돼 급격한 수요 감소보다 완만한 둔화세를 보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새해에 우리나라는 건설장비, 공작기계 등 일부 부품을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업체들은 엔고로 수입 원가상승에 직면, 중장기적으로 엔고가 발생하면 해외시장에서 일본산 기계 수요가 줄고, 한국산 수요가 늘어나므로 엔고 활용전략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앞으로 신흥국시장에서 일본, 중국 등과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들 신흥국의 산업발전 동향을 분석해 수요 맞춤형 Target Marketing 전략을 개발해야 할 것으로 보이며, 해외시장 모니터링을 통해 해외 경쟁정보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며, 유휴설비 유통선진화 등을 통해 기계류 수출 촉진책을 시급히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한·미 FTA 발효를 기회요인으로 삼아 미국시장 진출 확대를 반듯이 모색하는 마스터 플랜을 짜야하며, 중장기적으로 일본 기업을 따라 잡을 수 있는 원천기술개발의 확보에 노력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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