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의 안보는 군인들이 지키는 것이지만 내부의 안보는 전력이 지켜

 

남호기 전력거래소 이사장 취임사
외부의 안보는 군인들이 지키는 것이지만 내부의 안보는 전력이 지켜


△남호기 한국전력거래소 이사장
365-1=0.
저는 취임사에 앞서 전력거래소의 임무와 역할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365-1=0 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에 전력공급을 책임지는 한전이나 발전사가 같겠지만 특히 전력거래소의 업무란 일년 365일 모든 날을 무사히 임무를 다하여도 하루만 잘못하면 모든게 수포로 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하는 숫자입니다.

지난 9월의 정전사태에서 우리는 극명하게 경험하였듯이 발족 10년이 지났지만 국민들은 전력거래소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다가 한번의 실수로 건력거래소의 막중한 임무는 온데 간데 없고 오히려 조직의 붕괴를 위협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파장을 불러 온 것입니다.

오늘 전력거래소 이사장으로 부임하는 저는 발전분야는 오래 종사하였지만 사실 전력계통이나 소위 전력시장의 주 입무인 정산업무의 전문가는 아닙니다. 하지만 국민들에게 전력을 안정적으로 차질없이 공급해야 한다는 의무감에서는 누구보다도 오랜 경험과 그 경험이 쌓인 만큼의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자부를 합니다.

여러분이 느낀 것 이상으로 저는 이번 정전사태를 직간접으로 겪으면서 전력인의 한사람으로서 엄청난 부끄러움과 반성을 느꼈습니다.

수 많은 우리 전력인들은 일본의 원자력 사태를 보면서 그래도 전력기술에 관한 한 우리가 앞서 있다고 자부를 하였습니다만, 이번 9월 전력대란으로 사실은 모두가 고개를 숙이고 말았습니다.

이번 정전 사태를 겪으면서 저는 우리나라의 울타리 즉 외부의 국방은 군인들이 지키는 것이지만 내부의 국방은 전력이 지키는 것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의 경험으로는 정확히 40년 전인 1972년도에 우리나라 전역이 정전이 되었었고, 그 때 발전소 현장에 있었던 장본인이었습니다.

당시는 은행 병원 엘리베이터 등 첨단 전력기기가 보편화 되지 아니하여 정전이 되었어도 그리 큰 파장은 없었고 단지 언론의 한 쪽 정도만 보도되었습니다만, 40년이 지난 오늘날은 전력공급의 중단은 바로 국가마비와 직결된다는 것을 느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만큼 사회의 변화와 엄청난 기후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설마 설마하는 안일함 속에 판단의 미스를 자초하여 마치 비행기가 추락직전에 도달하듯 국민들을 놀라게 하고 불편하게 하였으며 많은 분들을 어렵게 만들고 정부와 전력사업 전반에 대한 불신을 가져오게 하였습니다.

365-1=0은 제가 우연히 지어낸 것은 아닙니다. 전력사업에 오래 종하한 저의 경험에서 우러난, 국민들에게 한순간이라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여야 한다는 의지와 전력거래소 자존심의 숫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력거래소의 임무를 역으로 생각하여 보면 무한한 자부심과 긍지도 있습니다. 평소에는 존재가치조차 모르던 우리의 중요한 책무와 역할이 이번 일로 모든 국민들이 알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참에 우리는 우리의 자부심을 살릴 계기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5천만 국민들을 비행기에 태워서 날고 있는 조종간의 역할을 하고 있을 정도로 중요한 전력거래소의 역무는 한시도 소홀히 하지 않음으로서 국민의 위상과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는 보람을 느껴야 합니다.

우리는 40년전 또는 전력거래소가 발족한 10년 전의 구태의연한 사고가 아니라 세계 첨단의 사회구조와 문화구조에서 살아 가는 국민의 입장에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 지를 아주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체계를 정립하여야 합니다.

만약에 피치 못할 전력공급 부족이나 이상의 문제가 발생될 경우 미리 국민들의 양해를 구한다면 현명한 우리 민족은 어려움에 같이 동참하고 이해하여 주는 국민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입니다.

한 번은 용서를 받되 두 번 다시 국민들로 부터 핑계를 대거나 이유를 늘어 놓아서는 용서 받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는 다가오는 동절기 전력피크감당부터 향후 3년간은 동하절기 마다 고비고비를 넘겨야 합니다.
이 고비를 넘기기 위해서는 수요예측부터 수급계획까지 원점에서 검토를 하여야겠지만 우선 급한 일은 외국전력거래소처럼 오랜 계통운영의 경력을 가진 우수한 전문가들을 영입하여 같이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수립하여 위기를 넘기는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항공기의 조종사 역할을 하는 운영요원들은 전문가로 성숙시키기 위하여 1인당 100억원씩 투자하여 육성시키는 국방의 전문 파일럿처럼 교육비를 과감히 투자하여 세계에서 최고의 전문가들을 만들어 어떠한 돌발 상황에도 대체할 줄 알아야 국민들이 안심을 합니다.

당분간 동하계 피크시마다 물리적으로 부족이 예상되는 전력부분은 국회와 정부 한전과 발전회사와 긴밀히 협조하고 도움을 청하면서 위기를 넘겨야 하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입니다.

전력거래소 직원여러분

국가의 신경계통을 어께에 걸머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도 아닙니다. 이 어려운 것을 우리가 해 낸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국가의 발전과 전력인들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국가의 발전과 전력인들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두 번 다시는 전력대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역량을 키우고 지혜를 모아 주시기를 다시 한 번 여러분에게 부탁드립니다.

저 또한 여러분의 상사가 아니라 조직을 책임지는 동반자로서 여러분같이 우수한 인재들이 충분히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모든 동기를 부여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책임감과 자부심, 그리고 긍지를 가지고 일을 함에도 불구하고 일어 나는 모든 최후의 책임은 제가 지는 자세로 일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최재은기자 / aebyeng@sanupnews.com
* 신문게재 일자 : 2011-11-18
* 기사입력 시간 : 2011-11-18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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