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대국의 소득과 부, 재벌기업-특정계층아닌 中企-서민 삶에 골고루 퍼져야

 

국민소득 3-4만달러 시대열려면
소상공인-中企-수출형강소기업 육성절실.
초유의 정전사태, 안이한 전력당국에 의한 人災,
대기업 혜택받는 산업용 전기료 올려야.
우리경제, 제조업이 주춧돌 역할
소프트웨어산업이 날개 달 것.
원자력발전 비중 낮추고 한전-전력거래소 통합 바람직,
산업저널 독자들 국회 1인 방송국에 초청합니다.
'두루외' 삶이 정치인-시인-치과의사-전기기술자 등 꼬리표 붙여줘, 융합형 인간 자부심도 느껴


-선진국을 향한 우리나라의 발걸음은 어디쯤 와 있고 국가적으로 추진하는 동반성장과 공생발전 정책은 잘 추진되고 있다고 보십니까.

"이명박 정부 들어서 동반성장이 큰 화두였습니다. 그러나 과감한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 4년 동안 우리나라는 세계 7대 수출강국, 세계 11대 경제대국을 달성했습니다. 그러나 도대체 누구의 부가 증대되고 누구의 소득이 오른 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가계부채는 900조에 육박하고 실업자는 400만명을 훨씬 넘어섰습니다. 10대 재벌기업 상장사의 시가 총액이 국내 전체 주식시장이 50%를 돌파했습니다. 제가 현장에서 보는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극에 달했고, 골목상권은 대형 마트에 잠식당한 상황입니다. 이 지경까지 왔는데, 구호성 정책만 남발해서는 안 됩니다. 제가 지난 8월부터 자영업자 신용카드 수수료와 백화점 입점 수수료 문제를 지적하기 시작해서 결국 공정거래위원회가 움직이고 국회에서 청문회까지 열리지 않았습니까? 정부도 구호성 정책이 아니라, 작은 것 하나하나부터 조금씩 바꿔가는 그런 의지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국민 뿌리인 중소기업 육성은 역대 정권의 숙제이었습니다. 대-중소기업 상생발전을 말하는데 잘 되고 있습니까.

"아랫목을 데우면 윗목에도 온기가 전해진다는 믿음이 깨지고 있습니다. 양극화가 심각해지고 서민의 삶은 곤궁하지만 대기업은 316조를 곳간에 넣어두고 있습니다. 우리가 국민소득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 4만 달러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소상공인을 살리고 중소기업을 끌어올려야 합니다. 현장에 착근해야 합니다. 중소기업 R&D를 늘리고 수출형 강소기업을 육성해야 합니다. 대기업이 중소기업 영역을 침해하거나 기술인력을 탈취하는 것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처벌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 제조강국입니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의 입장에서 그 대부분을 차지하는 제조업의 중요성을 평소해 강조해 오셨는데요.

"제가 과학기술부 장관시절 앨빈 토플러는 한국 미래성장 방향에 대해 IT의 바탕 위에 BT를 융합시킬 것을 주문했었습니다. 그 때 저는 그의 의견에 이견을 제기했었습니다. IBT 신산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전통산업의 기반 위에 신기술인 IT, BT, NT, ST, ET, CT를 접목시켜야 한다고 했습니다. 당시 앨빈 토플러도 저의 의견에 크게 관심을 보였었습니다. 저의 의견을 토플러 재단에서 내는 잡지에 실고 싶다고 말했었습니다. 10년 후 지금 우리 경제를 보십시오. 지금 우리 경제가 건강하게 금융위기 등을 극복한 데에는 전통산업, 전통적인 제조업이 탄탄하게 받쳐주고 있는 것 아닙니까? 지금 누가 우리나라가 제조업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하겠습니까? 중국이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고 있지만, 우리 제조업은 여전히 경제의 중요 기반입니다. 중소기업 역시 지금까지 축적해온 경험과 경쟁력을 기반으로 기술?경영 혁신이 필요합니다. 특히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이공계 인력, 기술 인력을 양성하고 충분히 훈련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공계의 병역특례를 대폭 확대해서 이공계 과학기술인이 현장으로 가도록 해야 합니다. 중소기업 R&D에 선봉대가 되어야 합니다."

-최연소 과학기술부 장관을 역임하셨는데,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정책에 대해 평신다면

"현 정부 들어서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가 폐지되었습니다. 그것은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는 그 어느 부처보다도 모범생처럼 일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과학기술부는 교육부와 합쳐져서 교육이슈에 묻혀버렸습니다. 과학은 산업과 밀착돼야 합니다.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를 없앰으로써 과학기술인의 사기도 상당히 떨어졌다고 봅니다. 내년 대선에 누가 당선 되든 반드시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를 되살려야 합니다."

-소프트웨어 산업에 대해서도 강조해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과학기술부 장관 때, 대통령 국무회의에서 ‘우리나라가 IT 강국이다’라는 자화자찬을 비판한 적 있습니다. 그때 저는 “소프트웨어 없이 하드웨어만 가지고는 절대 IT강국이 될 수 없다”고 직언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하드웨어가 중심이고 소프트웨어가 변두리라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런데 핸드폰 기계 회사인 모토로라가 SW 회사인 구글을 인수한 게 아니라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하지 않았습니까? 전 세계 SW 시장 규모가 반도체 시장의 3.4배입니다. 우리 제조업, 하드웨어 산업도 이제는 SW로 눈을 돌려야 합니다. SW는 부속물이 아니라, 이제는 경쟁력을 판가름하는 척도입니다. 저 역시 국회에서 SW 융합형 산업 육성을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9.15 초유의 정전사태를 두고 말이 많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인지요.

"이번 정전사태는 명백히 인재입니다. 막을 수 있었던 사고입니다. 정부는 전혀 전력수급 상황에 대해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에 정부가 정전사태가 발생했을 때 예비전력이 146만 킬로와트가 있었다고 발표했습니다. 공식적으로요. 그런데 제가 전기자격증 6개를 가진 전기기술자 아닙니까? 주파수를 계산해보니까 분명히 최대 46분간, 총 100분간 예비전력이 제로 상태였습니다. 그것은 전국적인 블랙아웃이 될 수 있는 직전 상태인 것입니다. 일개 국회의원, 일개 전기기술자 출신 한 명이 조사할 수 있는 것을 전력당국 전체가 모른다는 것은 큰 문제입니다. 그래서 ‘이번 사태는 인재다’라는 것이 제 견해입니다. 당연히 전력당국은 일상화된 이상기후에 늘 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앞으로 우리나라 전력산업을 어떻게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는지요.

"전력거래소와 한전을 통합해야 합니다. 우선은 한전의 자회사가 5개 발전사 또 한수원으로 분리가 되어 발전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력거래소가 계통운영을 하고 또 한전이 송전을 담당해 전력체계가 셋으로 갈라져 있습니다. 그것을 다 통합하는 것은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전력거래소와 한전을 통합하는 것은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문제는 우리 지식경제위원회의 여야 의원들 25명이 똑같은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입법 과정을 통해서 이번에 개선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기요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보시는지.

"마치 이번 정전사태가 저렴한 전기요금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이것은 말이 안 됩니다. 전력과부하를 대비하지 못했기 때문에 명백히 인재입니다. 물론 전기요금을 현실화 할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산업용 전력요금부터 현실화해야 합니다. 대기업이 가장 저렴한 전기를 이용하고 있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전기요금 인상은 물가부담, 서민경제 등을 고려해, 국가 전체를 놓고 판단해야 할 문제입니다."

-에너지 자립을 위해 정부에 대해 조언하실 말씀이 있습니까.

"정전사태 후 원자력발전소를 더 지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저는 반대합니다. 에너지를 절약하고 신재생 에너지를 더욱 더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후쿠시마의 교훈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원자력은 결코 친환경적인 에너지도 아니며 저렴하지도 않습니다. 원자력 비중을 대폭 낮춰야 합니다. 원자력을 최소화 하는, 장기적인 로드맵을 짜고 그것에 맞춰서 연구개발과 지원을 집중해야 합니다."

-위원장님께서는 과기부 장관, 시인이자, 치과의사이자, 국회의원 등 다양한 이력입니다. 어떻게 이런 이력을 갖게 됐는지.

"제주도 사투리에 ‘두루외’라는 말이 있습니다. ‘일에 미친놈’이라는 뜻입니다. 어떤 일을 하던 간에 두루외가 되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저는 젊은 시절 민주화 운동, 그리고 학교에서 제적당하고 노동운동에 몰두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전기기술자와 시인이라는 꼬리표가 붙었습니다. 시는 감옥에서 독서를 하고 시를 외우면서 직접 쓰게 되었습니다. 복학 후 15년 만에 연대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치과의사가 되었고, 그 뒤 김대중 정부에서 국회의원,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냈습니다. 일부러 많은 직업을 가지려고 했던 것은 아닌데, 여러 일에서 두루외를 자청하다보니 다양한 꼬리표가 생겼습니다. 그래도 최근 들어 사회 화두가 ‘융합’ 아닙니까? 저는 나름대로 인문학과 과학, 현장 경험자와 정책입안자가 섞인 융합형 인간이 아닌가 하고 만족하고 있습니다."


-전기소방 자격증 6개를 보유한 전기기술자라고 알고 있습니다, 전기분야에서 일을 하게 된 계기가 있습니까.

"저는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연세대 치과대학을 제적당하고 노동현장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때 전기 소방, 안전 등 분야에서 6개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그 시절에 전자회사 검사원이었던 아내를 만나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전기기술자라는 경력은 저에게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에 정전 사태가 일어났을 때, 지경부 장관도, 한전 사장도, 전력거래소 이사장도 모두 전기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분들이었습니다. 아무도 옴의 법칙을 모르시더라구요. 저는 전기 현장에 있던 사람이기 때문에 오히려 정전사태의 실상을 밝혀내고 국민에게 알리는 것이 가능했었습니다."

-독특한 의정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가상 스튜디오를 이용한 국회의원 최초 1인 방송국을 운영하신다고 들었는데 소개해 주십시요.

"헌정사상 국회의원이 1인 방송국을 운영하는 것은 처음일 겁니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위원장 업무실 한켠에 크로마키와 컴퓨터, 두개의 모니터, 작은 비디오 카메라가 전부입니다. 가상 스튜디오 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에 컴퓨터에서 편집되는 방송 아웃풋은 그래도 아마추어 1인방송보다는 업그레이드 됐습니다. 저의 홈페이지나 트위터에서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이번에 10.26 재보궐 선거에서도 다시 증명되었듯 SNS의 힘이 매우 컸습니다. 젊은이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우리 국민들이 무엇을 바라는지, 소통을 영상 미디어를 통해서 해보려는 것입니다. 방송을 통해 대담도 진행하고 있고, 노인 분들의 삶을 기록하는 영상자서전도 만들고 있습니다. 유투브에서 ‘국회괴담’이라는 동영상을 검색해보면 조회수가 거의 1만건을 육박합니다. 더 많은 아이템을 개발 중입니다. 산업저널 독자 여러분들도 많이 들어오셔서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이호경국장 / lhk@sanupnews.com
* 신문게재 일자 : 2011-11-14
* 기사입력 시간 : 2011-11-14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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