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5년 개발에 착수한 부산신항이 19일 공식 개장함으로써 ‘동북아 허브항만’의 출항이 본격화 됐다.

이번 개장은 부산신항 개발사업의 1단계로서, 3선석 가동으로 연간 90만TEU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 또한 2011년에 30선석이 완공되면 연간 800만TEU를 처리하게 됨으로써 15조4,000억원의 생산유발과 16만7,000명의 고용창출이라는 거대한 경제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하지만 이날 개장식에는 아랍계 2척과 한국계 1척의 배만이 부산신항의 부두에 닻을 내렸다. 계약 선사 하나 없이 개장할 수밖에 없었던 신항의 현주소를 보여준 것이다. 이는 개항 1개월전 15개사와 기항계약을 맺은 상하이 양산(洋山)항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결과다.

정작 중요한 것은 항만의 처리능력이나 유발효과가 아닌 화물과 세계적인 규모의 정기선사의 유치다. 천혜의 지리적 여건과 최첨단 시설을 갖춘 항만이라고 해도 화물과 정기선사를 유치하지 못한다면 소위 ‘개점휴업’이라는 절름발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또한 동북아 중심항이 되기 위한 국가 간의 경쟁이 치열한 시기에 ‘당초 계획보다 1년 4개월이나 빠르게 개장해 아직은 미비하다’라는 변명이 통할 리 만무하다.

따라서 정부는 유발효과에 대한 경제적 수치에만 열을 올리지 말고 ‘동북아 중심항만에 걸 맞는 경쟁력 갖추기’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 관련 배후시설들을 정비하고 국제기준에 맞는 질 높은 항만·물류 서비스의 제공을 통해 개장식 때와 같은 절름발이 항만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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