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대기업과 중소 기자재 업체도 함께 수출 길 나서 국가경제 시너지 클 듯

한전과 석유공사 그리고 광업진흥공사와 KOTRA 등 산자부 산하 4개 주요 공기업이 손잡고 해외자원개발에 나서는 한편 발전소 건설 등 SOC 해외투자를 본격화 한다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희범 산자부 장관이 지켜본 가운데 한준호 한전사장을 비롯 이억수 석유공사사장, 박양수 광진공사장, 홍기화 KOTRA사장 등은 지난 21일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해외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그 내용은 해외자원개발과 발전소 건설과 운영 등 플랜트수출 그리고 해외사업 지원 및 정보수집 등 업무협력을 강화, 효율적인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전략적 제휴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에너지자원의 확보와 고부가가치 플랜트수출의 결합으로 국가경제적 시너지 효과를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그 첫 사업은 8월중 국제입찰 될 나이지리아 75개 광구중 1-2개 유전개발이 되고 이와 함께 4-6억 달러가 투입되는 발전소 건설이 될 전망이다.

이어 인도네시아-카자흐스탄-호주 등을 대상으로 자원개발과 플랜트수출이 추진되고 국내 기자재의 수출 증대가 뒤따를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는 현재 사용에너지의 97%를 해외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 금액은 무려 500억 달러에 육박한 496억 달러에 달한다.

이 금액은 우리나라가 작년에 각고의 노력으로 수출에 전념, 수입액을 차감한 경상수지흑자가 294달러에 조금 못미치는 것을 감안하면 어렵게 번 돈에 200억달러 이상을 더한 피 같은 돈이 에너지 수입으로 고스란히 나가는 것이다.

석유수입액만도 378억 달러에 달한다.

현재 배럴당 50달러가 넘는 고유가가 우리 한국의 산업경제를 짓 누르는 가장 큰 악재이고 경제성장율이 4%에도 못미치게 하는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경제연구기관 마다 좀 다르지만 배럴당 50-60달러의 고유가는 적게는 !% 포인트 내외에서 많게는 2-3% 포인트의 경제성장률을 끌어 내린다는 분석이다.

다시말해 유가가 30달러 내외로 안정화되면 경제성장률 5%도 가능한데 우리 경제가 3%대로 주저 앉는 가장 큰 이유가 고유가란 소리다.

우리나라가 고유가에 취약한 이유는 전체 에너지 소비의 절반에 가까운 45.6%를 석유에 의존, 세계의 석유의존도 37.3%에 비해 상당히 높다는 데서도 찾을 수 있다.

우리는 세계 7위의 석유수입국이며 4위 석유소비국이다. 지구촌 공장으로 떠오른 중국이 세계 2위의 석유수입국으로 상승하며 그 수입물량도 93년 275천 b/d에서 2003년 1,836천 b/d로 10년만에 무려 7배나 커졌다.

과거 3-4차례 석유파동이 중동 등 석유수출국의 전쟁이나 특수한 사정에 의해 일과성으로 일정기간이 지나면 고유가 상황이 해소된 것과 비교하면 지금의 고유가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 경제개발국가들이 원유와 유연탄 등 자원을 빨아 들이는 블랙홀로 나타나는 등 구조적인 수요 팽창에 기인하기 때문에 고유가의 정도가 문제일 뿐 지속될 수 밖에 없다.

중국 등 이들 국가는 해외의 광구개발 국제입찰에서도 우리와 치열하게 경쟁중이다.

국제유가는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두바이유를 기준으로 배럴당 2003년 26.79달러에서 2004년 33.64달러로 최근에는 50달러 내외까지 상승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에 따라 2000년 1.9%에 불과한 원유자주개발율을 2004년 3.8%로 높인데 이어 2008년 10%까지 끌어 올릴 작정이다.

이번 공기업들의 해외사업 협력체제 구축은 이 같은 국가적 과제 해결에 앞장 선다는 큰 의미를 갖고 있다.

한편 나이지리아-카자흐스탄-인도네시아 등 신흥 개발국들은 자국의 에너지자원을 외부의 자금을 끌어 들여 본격적으로 개발하는 동시에 사회간접자본 시설도 유전과 광산 개발 국제입찰에 함께 묶어 진행하고 있다.

바꾸어 말해 카자흐스탄은 유전개발에 참여하는 나라는 2억달러 수준의 시추선 건조를 함께해 유전을 나르는 한편 일정기간후 자기나라에 기증하는 조건이다.

나이지리아도 4-6억 달러 수준의 발전소를 지어 전기료를 받고 일정기간 운영하다 자국에 소유권을 넘겨주는 BOT 방식의 건설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공기업들의 해외사업 공동추진은 해외에서 유전과 철 및 유연탄 광산을 개발, 우리의 자주자원개발율을 높이고 발전소 등 플랜트 수출도 활성화하는데 앞장서겠다는 매우 뜻 깊은 일로 성공적 성과가 나오길 기대한다.

또한 민간 대기업과 협력 중소 기자재 업체의 해외진출도 함께 이루어 질 것으로 보여 더욱 의미를 새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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