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 오영호 사장 ‘신뢰경제의 귀환’ 신간서 밝혀



한국경제의 성공신화를 위협하는 적신호가 도처에서 깜빡거리고 있는 이때, KOTRA 오영호 사장(사진)이 최근 '신뢰경제의 귀환’이라는 신간을 펴내 화제가 되고 있다.

저자는 경제도 힐링이 필요하다며 한국경제의 50년에 묻어 있는 불신의 때를 벗겨내야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고 역설한다. 저자가 말하는 신뢰경제란 경제개발의 첫걸음을 내딛던 시절에 정부, 기업, 국민이 서로 믿고 단결해 경제기적을 일궜던 시절의 경제를 의미하며, 그때의 순수한 의지와 열정으로 뭉쳤던 첫 마음으로 돌아가 다시 함께 뛰자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저자는 한국경제 발전과정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지난 반세기의 경제적 성과들을 시대별로 훑어보면서 경제성장과 사회적 자본으로서 구성원 신뢰의 상관관계를 흥미롭게 추적하고 있다. 1960~1970년대는 유교적 충효사상이 가족과 국가를 위한 희생정신으로 발휘돼 광부의 독일 파견, 베트남 파병, 어린 여공들의 헌신 등으로 나타났고, 이런 공동체 의식과 연대감이 경제개발의 불씨를 지피는 원동력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중화학공업 육성기에 남성 근로자들이 발휘한 강한 정신력과 근면성실함은 한국인을 구분 짓는 특성이자 성장 DNA로 배양됐다는 것이다.

반면에 저자는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트러스트’를 통해 한국을 저신뢰사회로 규정한 것은 1980년대 후반 이후의 상황에 국한된다면서 1960~1970년대에 작동했던 국가 공동체적인 단결을 모르면 한국의 경제성장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회적 신뢰가 없으면 경제기적도 불가능하므로, 이 시기에 사회적 연대와 신뢰가 가장 강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이어 저자는 1980~1990년대를 사회적 자본이 소모 또는 감소된 시기로 규정하고 있다. 노사대분규와 IMF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구성원의 신뢰수준이 급격히 떨어졌고, 한국경제도 고비용 저효율 구조로 바뀌면서 성장동력이 저하되고, 국제신인도까지 하락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세계가치평가(World Value Survey)에 의하면, 한국인의 신뢰지수는 1980년대 후반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00년대에도 외환위기의 후유증으로 비정규직의 양산 등 양극화 심화로 사회적 신뢰지수가 정체돼 경제성장도 더디게 진행됐다고 보고 있다.

끝으로 저자는 사회적 자본이 충만한 국가와 신뢰경제를 구축하기 위한 과제를 제시했다. 사회적 자본이 충만한 국가가 되려면 국민에게 신뢰를 받는 정부가 돼야 하므로, 공동갈등 해소를 위한 정부 리더십과 법치주의 확립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신뢰경제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용이 중요하고,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의 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경제불평등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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