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암울한 현실 벗어나기 위한 해답의 에세이

과거 30여 년 간 코트라에서 근무하며 국내외 수많은 사람들과 교류경험을 쌓아 온 에세이스트 안영환이 최근 신간 '내일을 여는 키워드, 사소함에 있다'를 펴냈다. 지난 2007년에 발간된 'EU 리포트'가 유럽문화와 경제 이야기를 담았다면, 이번 신간은 ‘암울한 경제현실에 대한 답답한 심경에서 해답을 찾는 노력’으로 펴낸 에세이다.

저자는 책의 서두를 통해 임마누엘 칸트처럼 ‘순수이성의 혜안’을 갖지 못한 평범한 사람일지라도 청결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삶의 이치가 보인다고 말한다. 또한 ‘벽을 허물고 다리를 놓는 것, 그것이 바로 '공정사회로 가는 길'임을 강조한다. 이는 ‘1950년대만 해도 용산 방향 철교와 대교, 두 개밖에 없었던 한강다리가 최근에는 30여 개에 달하는 것을 보며 서울의 남북이 사통팔달로 번성할 수 있는 발판이 됐을 것’이라는 전제로 설명하고 있다.

'추리소설이 팔리지 않는 사회'에서는 부패와 불신의 사회상을 꼬집고, 빈곤퇴치와 윤리회복을 위한 가치교육혁명을 부르짖는다. 지난 110년 간 노벨상 수상자는 모두 812명. 그 중 23%인 186명이 유태계인이라는 사실에서도 가치교육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이를 두고 ‘윤리성과 창의력 계발에 주안점을 둔 탈무드적인 가치교육의 결실’이라고 진단하면서 교육은 환경재앙을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인재육성을 통한 신지식·신기술 개발에서 한 가닥 희망을 붙잡기도 한다. ‘문명사를 훑어보면, 경이적인 과학기기 발명이 세상을 바꿔 온 과거가 눈에 띈다’면서, ‘금속활자 발명과 2차원프린터 출현이 근대문명을 여는데 기여하고, 18세기 중엽 증기기관 발명이 산업혁명을 통해 20세기 산업사회를 꽃피웠듯이 이제 등장하는 3차원 프린터가 환경재앙과 농업위기를 극복하는 물질과 용품들을 만들어내기를 갈구한다’고 밝히고 있다.

전대미문의 경제위기 후유증이 남긴 과제들에 대한 분석도 마음의 눈으로 접근했다. 아메리카 대륙에서 신천지를 개척한 청교도 후예들이 금융업으로 돈을 버는 재미를 알고 몰락하는 모습을 통해 ‘탐욕은 악’이라는 성경의 가르침을 피력했다. 동시에 영혼을 잃은 현대경제학이 성경에서 해답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덧붙인다.

안영환 저자는 이 책자 서문에서 "마음이 탁하면 보이지 않으나, 정화된 마음의 창에는 복잡한 문제의 실체까지 투영되는 법"이라고 강조하고 이번에 발간된 책은 "늦가을 우연히 찾은 어느 시골 동네 개울가에서 빨래하는 여인에게 영감을 얻고 쓰게 됐다"고 밝히고 "사람들은 몸에 걸치는 옷이 더러워지면 깨끗이 세탁해 입으면서, 우리 마음과 영혼이 더럽혀지는 데는 관심조차 두지 않기 때문에 보다 나은 세상이 열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에서 책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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